하이브리드 자동차는 2020년대 초인 2022년까지, 전세계 자동차 판매량의 23% 이상이 될 것이라고 자동차 및 경제 전문가들을 예측하고 있다. 하이브리드의 이러한 성장에는 우수한 연비와 성능은 물론, 배터리 패키징 기술의 발달로 인한 편의성 증대를 빼놓을 수 없다. 이번 콘텐츠에서는 배터리의 위치변화로 더욱 여유로워진 10세대 어코드 하이브리드의 공간에 대해 살펴본다.
하이브리드나 전기차 개발에 있어 배터리는 해당 자동차의 거의 모든 것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배터리를 포함한 파워 유닛 역시 자동차의 다른 파츠와 마찬가지로 경량화와 소형화를 지향하고 있다. 특히 같은 전압과 용량이라도 부피를 줄일 수 있는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줄어든 배터리의 부피는 파워 유닛의 장착 위치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1990년대 이후로 하이브리드 및 배터리 기반 전기차는 배터리의 부피와 위치로 인해 디자인에서도 제약이 있었다. 그러나 점점 줄어든 배터리 부피는 이제 기존 자동차가 지향했던 어떤 편의에 대해서도 양보가 필요 없게 되었다.
10세대 어코드 하이브리드의 IPU(인텔리전트 파워 유닛)은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배터리가 지향하는 이러한 가치를 모두 담고 있다. 새로운 IPU 패키지는 9세대 어코드와 달리 후륜 차축 앞, 2열 좌석 아래에 위치한다. 이는 9세대 대비 55㎜ 길어진 휠베이스(2,830㎜)와 10㎜ 넓어진 전폭(1,860㎜) 덕분이기도 하다. 차체 공간 자체가 전반적으로 확장되면서 승차공간도 넓어졌지만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핵심인 IPU의 효율적 장착이 가능해진 것이다. 여기에 배터리 유닛의 강도와 안전성 확보도 배터리 하향 배치를 가능케 했다.
배터리가 낮은 곳으로 이동했을 때의 장점은 우선 무게 중심이 낮아진다는 점이다. 전장이 긴 FF(앞 엔진, 전륜 구동) 레이아웃 차량의 경우 배터리 위치가 높을수록 선회와 고속주행 시의 안정성이 취약해질 수 있다. 10세대 어코드 하이브리드처럼 배터리의 위치가 낮아진다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에 유리하다.
그러나 배터리의 차량 하부 장착은 무엇보다도 트렁크 공간의 확장에 크게 기여했다. 따라서 어코드 하이브리드는 가솔린 엔진 기종과 마찬가지로 트렁크 공간을 여유롭게 쓸 수 있게 되었다. 물론 9세대 어코드 하이브리드 역시 4개의 골프 캐디백(클럽 가방), 2개의 29인치 여행용 캐리어를 수납할 수 있었다. 그러나 배터리 장착 공간으로 인한 한계는 있었다. 특히 2열 좌석의 폴딩이 불가능했다.
그러나 현재 10세대 어코드 하이브리드의 트렁크에는 29인치 캐리어가 3개, 25인치 기준으로는 4개를 넣을 수 있다. 골프 캐디백은 4개지만 보다 여유롭게 집어넣을 수 있어 적재와 하차가 모두 수월하다. 4인이 동반 라운딩을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10세대 어코드 하이브리드의 트렁크 공간을 수치로 확인해보면 어느 정도일까? 우선 9세대 어코드 가솔린 차종의 트렁크 용적은 439리터, 하이브리드 차종은 379리터 수준이다. 경쟁 제조사들 중 T사의 C 차량은 427리터, N사의 A 차종은 436리터 수준이다. 이에 비해 10세대 어코드 하이브리드의 트렁크 용적은 473리터에 달한다.
배터리의 위치 변화로 인한 트렁크 공간 활용도 차이는 9세대 하이브리드와의 차이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우선 트렁크를 열었을 때 육안으로도 2열 좌석 등받이 쪽이 막혀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10세대 어코드 하이브리드는 2열 좌석의 구분선이 보인다. 구분선이 왼쪽에 가까운 것은 6:4 분할 폴딩 시트를 적용한 까닭으로, 가운데와 우측 시트가 하나로 접히는 방식임을 알 수 있다.
10세대 어코드 하이브리드는 트렁크 공간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여유롭고 넉넉한 ‘품’을 자랑한다. 실내 공간 전에 용적은 2,910리터로 동급에서 가장 크며 특히 2열 레그룸은 1,026㎜로 압도적인 수준이다. 물론 기존 9세대 어코드 하이브리드 오너들도 적재 공간에 큰 부족을 느끼지는 못했을 것이다. 수치로 느껴지는 것 이상의 합리적인 구조를 통해 최대 4개의 골프 캐디백을 실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10세대 어코드 하이브리드는 보다 편리하게 많은 짐을 실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폭염이 물러가고, 나들이하기에 한결 좋은 계절이 되었다. 친구들끼리의 자동차 여행이나 마음 맞는 이들과의 동반 골프 라운딩이 당기는 이 때, 수납 공간과 승차 공간, 연비 모두를 갖춘 세단은 여정을 더욱 즐겁게 한다. 하이브리드라서 트렁크가 좁다는 편견을 불식시키는 10세대 어코드 하이브리드, 이와 함께 하는 드라이빙은 상상만으로도 여유로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