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즘(Chasm)에서 포르쉐를 구해줄 구원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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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에서 혼자 전기차로의 변화를 이끌던 타이칸에게 구원투수가 등장했다. 바로 두 번째 마칸이자 포르쉐 순수 전기차의 두번째 모델인 Macan Electric이다.

지난 2월 말 출시된 마칸은 총 네 가지 모델로 구성됐다. 후륜모터만 장착된 Macan, 앞뒤 모터가 모두 탑재된 Macan 4, 동일한 구동 방식이지만 출력이 향상된 Macan 4S, 마지막으로 최상위 모델인 Macan Turbo가 그것이다.

 

출력은 엔트리 모델인 Macan의 340마력부터 Macan Turbo의 584마력까지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제공하며, 특히 Macan Turbo 모델은 오버부스트 시 639마력까지 출력이 상승해 단 3.3초만에 100km/h에 도달할 수 있다. 이제 마칸에서도 600마력이 넘는 출력과 3초대의 제로백을 경험할 수 있게 됐다.

 

전기차 시대, 마칸의 경쟁력은?

꾀나 대단한 수치이지만, 전기차 시대에 접어들면서 출력이 더 이상 큰 차별점이 되지 않는다. 대신 필자는 사용자 경험과 실용적인 측면에 집중해서 마칸을 살펴보려 한다.

(제원표 첨부)

최근 전기차 시장은 캐즘에 직면해 있으며, 전반적인 시장 침체가 지속되고 있다. 그 원인 중 하나는 높은 전기차 구매 비용이다. 그러나 마칸은 포르쉐 브랜드 가치를 고려했을 때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대로 책정됐다.

  • ‘캐즘(Chasm)’: 혁신이 초기 수용자(Early Adopters)에서 대중 시장(Majority)으로 확산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단절 구간을 의미. 이 간극을 넘지 못하면 시장 확장이 어려워진다.
  • Macan – 9,910만원 / Macan 4 – 10,590만원 / Macan 4S – 11,440만원 / Macan Turbo – 13,850만원

마칸 내연기관 모델이 그러했듯 포르쉐 라인업에서 가장 많이 판매될 가능성이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또한 전기차는 엔진오일 등 유지보수 요소가 적어 관리 비용이 상대적으로 낮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마칸은 포르쉐 모델 중에서도 가장 접근성이 높은 선택지가 될 것이다.


한편, 전기차 안전성 문제에 대한 우려도 여전히 존재한다. 특히 화재 위험에 대한 불안감이 크지만, 통계적으로는 내연기관보다 화재 발생 확률이 낮다. 또한, 지난 2월 국토부에서 발표한 전기차 배터리 인증제 도입으로 인해 소비자의 불안감이 어느 정도 해소될 전망이다. 그럼 본격적으로 마칸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겠다.

 

 

 

Touch Point 1. 디자인과 실용성

디자인 측면에서 마칸은 포르쉐의 정체성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라이트가 강조된 휀더 디자인 와이드 숄더에 스몰 헤드 디자인 SUV지만 플라이 라인까지 갖췄다. 본넷 아래에는 84L 용량의 프론트 트렁크(프렁크)가 추가됐다. 국내에서는 후방 주차가 일반적인 만큼, 프렁크는 실용적인 적재 공간으로 활용될 수 있다. 특히 라이트 디자인이 눈에 띄는데, 주간 주행등과 헤드라이트가 분리되면서 포르쉐의 상징인 4포인트 라이트가 더욱 강조됐다.

 

측면에서는 도어 캐치가 주목할 만하다. 타이칸의 히든 타입 도어 캐치 대신 오픈형 타입을 적용했다. 사용자 입장에서, 특히 손톱이 긴 여성 운전자에게 더욱 환영받을 부분이다. 또한, 포르쉐 SUV 최초로 프레임리스 도어가 적용됐다. 디자인적으로 주목받는 부분이지만 필자는 사용성을 강조하고 싶다. 좁은 주차 공간에서 문을 열고 닫을 때 창문을 내리면 공간 확보가 용이해지는 장점이 있다. 키를 이용해 무선으로 창문을 여닫을 수도 있다.

 

 

 

 

 

Touch Point 2. 실내공간과 기능

실내 디자인에서는 기존 타이칸의 컨셉을 많이 따르면서도 높은 차체를 통한 넓은 스토리지와 모든 컵을 다 담을 수 있을듯한 큰 컵 홀더에서 차이점을 두었다. 특히 공조기 조작 버튼을 물리버튼으로 남겨둔 점은 터치버튼의 홍수 속에서 배려심 있게 느껴지기도 한다.

 

카이엔 보다 작은 차체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절대적 크기는 더 작지만, 엔진이 없는 전기차의 이점으로 1열 운전석 및 조수석 레그룸이 내연기관 대비 많이 확보되었다. 1열을 더 앞으로 당길 수 있어 2열 레그룸의 공간이 차체 크기만큼의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점이 마칸의 장점이다. 또한 휠베이스가 늘어나고 트렁크 공간도 더욱 많이 확보되었다.

 

 

 

 

 

 

 

Touch Point 3. 새로운 소프트웨어와 기술

새로운 마칸에는 포르쉐에서 처음 선보이는 소프트웨어적인 혁신도 적용됐다.

첫 번째는 커뮤니케이션 라이트이다. 평소에는 무드등으로 사용되지만 특정 상황이 되면 색 변화 및 점멸등으로 운전자 및 탑승자에게 많은 정보를 알려준다.

‘하차 경고(옆으로 지나가는 차를 감지하여 자동 점멸)’와 ‘후측방 경보(차선 변경시 도어쪽 라이트를 점멸해줌)’는 안전과 관련된 상황에서 많은 도움을 줄 예정이다. 또한 ‘충전 상태’ 및 ‘런치 컨트롤 시점’ 등도 표시된다.

 

 

 

 

 

 

 

 

 

두 번째는 증강 현실(AR) 헤드업 디스플레이(HUD)이다.

HUD에 반영되는 정보의 사이즈가 커졌고 네비게이션 안내에 따른 화살표, 앞차와의 거리 및

차선이탈 경고 등을 진짜 도로 위에 그려진 것처럼 표현해준다.

 

 

 

 

 

 

 

 

 

 

 

마지막으로 앱 센터라는 기능이 추가되었다. 서드파티 앱을 차량에 직접 설치할 수 있다.

현재는 한정적이지만 향후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면서 다른 모델에도 적용할 예정이다. 지금도 사용 가능한 YouTube나 브라우저 등의 기본적인 어플은 매우 유용하게 사용될 것으로 보여지고, 가장 많이 사용하게 될 네비게이션 어플리케이션은 현재 미지원이다.

 

 

 

 

 

 

 

 

 

마칸은 단순한 전기차가 아니라, 사용자의 실질적인 니즈가 적극 반영된 모델이다. SUV 형태 덕분에 실용성이 더욱 강화되었으며, 포르쉐 브랜드의 DNA를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전기차의 장점을 극대화했다.

과거 내연기관 마칸이 많은 이들에게 ‘첫 포르쉐’로 입문할 수 있는 모델이었다면, 전기차로 돌아온 마칸은 포르쉐 입문 뿐 아니라 전기차 입문도 함께하는 특별한 모델이 될 것이다.

현재 전기차 시장은 경쟁력 있는 모델만이 살아남는 시기로 접어들고 있다. 그 선두에 마칸이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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