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연기관 진화의 정점, 포르쉐 신형 911 GTS: 전통과 혁신의 하모니

0

신형 911 GTS

포르쉐는 911이라는 이름만으로도 전 세계 자동차 팬들의 심장을 뛰게 만드는 전설적인 존재이다. 하지만, 이번 신형 911(992-II)출시 전 포르쉐 자동차 팬들 사이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이유는 출시 전 하이브리드 시스템 도입이 점쳐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과물은 오히려 내연기관의 멸종을 막기 위한  포르쉐의 엔지니어링 철학과 미래를 향한 비전이 응축된 걸작으로 탄생 했다. 그리고 포르쉐는 양산차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전기터보가추가된 하이브리드를 터보의 T를 붙힌 T-hybrid라고 명명 하였다.

      

(왼) 911(993) (오) 911(996)                                     

이번 신형 911 GTS의 초기 반응은 마치 공랭식에서 수냉식으로 큰 변화를 주었던 996(1997년)때와 비슷하다.

“수냉식은 911의 무게를 불필요하게 가중시킨다.”

“수냉식은 911의 감성을 빼앗는다.”

“부품이 많아져 유지보수가 취약하다.”

등 당시 자동차 팬들은 불만 이였지만, 포르쉐 엔지니어링 기술은 이런 걱정을 그저 기우에 그치게 만들었고, 판매량(생산량)은 이전 모델인 993대비 거의 3배 가까이 올랐다.

993에서 996으로 진화 할 때가 911역사상가장 큰 변화 일 것이다. 이번 신형 911이전까지는 말이다. 필자는 이번 신형 911 GTS에서 T-hybrid 도입 이후에는 993에서 996의 변화 보다 더 큰 사건이 되리라 확신 한다.

그리고 이번 911은 페이스 리프트 이지만 세대가 변하는 변화보다 더 큰 진화 이다. 차근차근 하이브리드 시스템으로 얻은 것들이 무엇인지 살펴보자.

많은 이들이 순수 내연기관의 911을 고수하길 바랬을 지 모른다. 하지만 포르쉐는 단순히 친환경적 트렌드를 따르기 위함이 아닌, “성능 향상”이라는 포르쉐의 본질적인 목표를 위해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3.6리터 수평대향 6기통 터보 엔진과 전기 모터의 결합은 총 541마력에 달하는 압도적인 출력을 자랑하며,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단 3.0초(GT3 : 510마력,3.4초) 만에 도달한다. 이는 이전 GTS 모델 대비 비약적 성능 향상으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무게 증가를 야기할 것이라는 우려를 불식시키며 더욱 날카로운 움직임을 선사한다.

 

       

(왼) 911 GTS 400V 배터리 (1.9kWh) (오) PDK에 통합된 전기모터

무게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달았지만 고작 50kg 증가하였고, 마력당 무게는 이전 3.22KG에서 2.95Kg으로 하이브리드 시스템 덕분에 오히려 가뿐해졌다.

그리고 스포츠카 매니아들은 하이브리드 하면 떠오르는 것이 아마 엔진이 멈춰있는 참지 못할 고요한 순간이 걱정 될 것이다.

하지만 그것도 걱정 할 필요 없다. 911의 T-hybrid는 모터만 작동하는 순간은 없다.

앞서도 언급했듯이 친환경 트렌드나 효율을 위함이 아니기 때문이다. 전적으로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엔진의 부족한 점만 보완하게 세팅 되어있다.

그리고 이번 T-hybrid의 큰 특징은 바로 과급기안에 모터(eTurbo)를 넣은 것이다.

 

      

(왼) F1 전기모터 (오) 911 eTurbo

아마 F1팬들이라면 단번에 이 시스템을 이해할 것이다. F1 차량들도 전기터보를 이미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계속 언급하게 되는 부분이지만, 하이브리드란 단어에 너무 큰 의미를 둘 필요 없다. 911은 모터스포츠에서 영감을 받는 차량이란 걸 다시 명심 하자.

eTurbo로 인해 두개의 터보를 달 필요가 없어졌다. 배출 가스량이 적더라고 전기의 힘으로 과급기를 작동시킬 수 있다. 덕분에 싱글 터보만으로 충분해졌고, 이 결과는 터보뿐아니라 터보 냉각 장치도 줄일 수 있었고 엔진룸은 더욱 여유로워 졌고 더욱 엔진을 위한 공간으로 할애하게 되었다. 이런 부분들이 우리가 그동안 하이브리드를 바라보던 시선을 911로 하여금 조금 바꿔야 할 부분이다. 911은 알고 보면 참 속 깊은 친구 같은 생각이 든다.

더 높은 성능 값을 달성하기 위해 배기량을 증가 하였고, 매 엔진 회전구간마다 완전연소를 구현하여 탄소 배출량도 줄일 수 있었다.

eTurbo가 더더욱 마법 같은 건 에너지 회생 단계이다. 우리가 흔히 아는 하이브리드의 에너지 회수 시점은 감속 시점으로 알고 있지만 고속 주행중에도 충분한 배기가스 덕분에 eTurbo를 통해 에너지 회생이 가능하다.

그래서 1.9kWh의 포르쉐의 다른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대비 적은 용량의 배터리이지만 주행 내내 충전량을 90% 밑으로 떨어트리기가 힘들다. 이 덕분에 배터리가 클 필요가 없었고, 무게 증가도 최소화 할 수 있었다.

 

바로 앞서 설명한 점들 때문에 숫자만 높고 스포츠주행성에서는 아쉬운 여타 하이브리드 모델과는 전혀 다른 결과를 보여준다.

포르쉐는 주행 질감을 전혀 해치지 않으면서도 폭발적인 가속과 즉각적인 반응성을 제공한다. 전기 모터의 개입이 이질적으로 느껴지지 않고, 마치 엔진의 일부인 것처럼 자연스럽게 동력을 보태는 점은 포르쉐의 기술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트랙 위에서 한계 주행을 펼칠 때도, 도심 속 일상 주행에서도 그 완벽한 조화를 느낄 수 있다.


보통 신형모델을 소개할 때는 디자인을 먼저 소개하지만 이번 파워트레인에서의 변화가 너무 커 먼저 소개 할 수 밖에 없었다. 이제부터 디자인에 대해 살펴보겠다.

 

      

외관 역시 진화를 거듭했다. 신형 911 GTS는 더욱 스포티하고 공격적인 모습으로 거듭났다. 새롭게 디자인된 프런트 범퍼와 능동형 에어플립은 공기역학적 효율성을 극대화한다.

기능뿐 아니라 디자인은 혹 상어아가미를 연상시키며, 더욱 강한 이미지를 보여준다.

 

       

실내에서도 이전 모델의 큰 틀은 벗어나지 않았지만, 이그니션 레버가 버튼으로 바뀐 것이 큰 특징이다.

이그니션 버튼만 바뀐 것이 아니라 시동시 느낌도 조금 달라졌다. 시동모터를 대신해 대용량 전기 모터에 의해 시동이 걸리기 때문에 더 박력있고 빠르게 엔진을 깨운다.

어찌 보면 레버 보다 버튼을 누르는 간결한 동작이 더 어울리는 것 같다.


 

변치 않는 포르쉐 911의 가치

물론, 911의 하이브리드 기술의 도입은 장점이 많다 해도 여전히 아쉬울 수 있다. 하지만 이는 단순히 성능 향상을 넘어, 미래 지향적인 기술과 포르쉐의 완벽주의적 엔지니어링의 결과이다. 우리는 시대의 변화를 읽지못하고 고집하여 사라져간 수많은 No.1 브랜드들을 목격했다.

우리의 영원한 드림카 포르쉐 911을 지켜내기 위한 방법으로 생각해 두는 편이 맞는 것 같다.

과거의 영광으로만 남는 것이 아닌 여전히 우리가 잡을 수 있는 곳에 있는 꿈으로 계속적으로 남아 있을 것 같아 필자는 다행으로 생각한다.

911이전에도 혁신을 두려워하지 않고 변화 했으며, 그리고 지금의 최고의 자리를 오랜시간 지켜왔다. 그래서 확신한다. 이번 T-hybrid는 앞으로의 스포츠카들의 기준이 될 것이 틀림없다.

 

 

 

 

 

911은 모두가 우려하는 큰 혁신을 또 보여줬다. 역사가 반복하듯 포르쉐 911은 탄식을 탄성으로 바꾸며 또 다시 자동차 팬들의 가슴을 더욱 뛰게 만들 것이다.

Comments are clos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