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을 대표하는 자동차 브랜드라고 한다면 여러 차량들이 머리 속을 채운다.
수 많은 스포츠카 브랜드, 그리고 슈퍼카 브랜드들이 바로 영국에서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재규어 역시 마찬가지다. 자동차 업계에서 충분히 많은, 오랜 역사를 품고 있을 뿐 아니라 국영화의 경험도 있는 ‘다사다난한’ 브랜드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과거부터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스포츠카 브랜드라는 자부심을 강하게 내세우며, 세계적인 자동차 디자니어 중 하나이자 현대적 재규어의 감성을 그려낸 ‘이안 칼럼’의 존재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것 역시 재규어의 특징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과연 스포츠카 브랜드로 기억되는 재규어는 어떤 역사를 갖고 있을까?
사이드카 제작 업체로 시작된 재규어
2020년의 재규어 브랜드는 컴팩트 모델부터 플래그십 세단, 그리고 전기차는 물론이고 트랙 주행을 위한 전용의 모델이나 레이스카 등을 선보이고 있지만 그 시작은 조금 달랐다. 실제 재규어는 지난 은 모터사이클의 보조석인 ‘사이드카’ 제작 업체로 시작되었다.
모터사이클 애호가이자 선빔 사의 자동차 딜러였던 윌리엄 라이온즈와 사이드카 제작을 하던 윌리엄 웜슬리와 손을 잡고 1922년, ‘스왈로우 사이드카 컴퍼니(Swallow Sidecar Company)’를 설립하며 사이드카 사업의 시작을 알렸다.
스왈로우 사이드카 컴퍼니는 사이드카 제작 업체로 자리를 잡은 1927년, 오스틴 세븐을 구입하고 이를 자신들의 성향에 따라 튜닝, ‘오스틴 세븐 스왈로우’라는 컴플릿 타입의 튜닝 모델을 선보였다.
‘오스틴 세븐 스왈로우외에도 피아트 509 및 당시 유럽에 판매 중이던 차량들은 추가적으로 손질하며 ‘코치빌더’의 명성을 쌓고, 이후 ‘스왈로우 사이드카 앤 코치빌딩’으로 사명을 변경하게 이르렀다. 이러한 과정에서 윌리엄 라이온즈는 자동차 산업에 대한 도전을 의지를 드러냈다.
다만 이러한 과정에서 공동 설립자인 윌리엄 엄슬리가 윌리엄 라이온즈와의 의견 차를 드러내며 회사를 떠나기도 했다.
SS로 시작된 ‘자동차 사업’의 역사
본격적인 자동차 사업의 시작을 알린스왈로우 사이드카 앤 코치빌딩은 1931년 거대하고 고급스러우면서도 저렴한 가격으로 눈길은 끈 SS 1을 선보였을 뿐 아니라 ‘SS’를 자동차 사명으로 앞세워 브랜드의 정체성을 강조했다
그리고 SS1의 뒤를 이어 데뷔한 존재가 바로 ‘SS 재규어’였다. SS 재규어의는 윌리엄 엄슬리 이탈을 채우기 위해 외부에서 기술자를 영입, 개발한 차량으로 세련된 존재감은 물론이고 우수한 선응으로 많은 이들의 이목을 끌기도 했다.
SS 1과 SS 재규어의 성공적인 데뷔 이후 SS 모터스는 영국 자동차 시장의 또 다른 대안자로 떠올랐을 뿐 아니라 그 이후 파생 및 개량, 신규 모델을 선보이며 점점 시장에서의 존재감을 키우기 시작했다.
다만 SS라는 사명은 시대와 다소 동떨어진 선택이었다. 특히 전세계를 긴장시킨 제2차 세계대전은 SS가 자동차 제조사의 이름보다는 나치 친위대(Schutzstaffel, SS)가 먼저 떠오르도록 각인시키는 기회가 되었다. 이에 SS는 재규어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다.
스포츠카의 미학을 그리다
전쟁이 끝나고 재규어가 선보인 존재는 바로 ‘아름다운 미학’을 품은 스포츠카 XK120다. 유선형의 곡선과 우아한 실루엣을 품고 있는 차체는 지금까지도 재규어 디자인 역사의 한 장면을 장식하는 존재다.
아름다운 차체 위에 직렬 6기통 엔진이 자리하며 XK120은 220마력이라는 우수한 성능을 자랑했다. 특히 가속 성능과 190km/h에 이르는 우수한 고속 주행 성능을 뽐낸다. 이후 재규어는 이를 더욱 다듬어 219.83km/h라는 양산차 최고속의 기록을 달성하기도 했다.
이후 재규어는 재규어의 스포츠카 계보를 잇는 XK140, XK150은 물론이고 C-타입과 D-타입으로 명명된 고성능 레이스카를 개발하고 유럽의 수 많은 레이스에 투입해 ‘ 순형의 스포츠카 브랜드’의 가치를 고고하게 제시한다. 그리고 이러한 경험은 이후 데뷔할 재규어의 수 많은 차량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그러나 재규어가 ‘스포츠카’ 즉, 쿠페와 로드스터 모델에만 집중된 것은 아니며 일반적인 세단, 즉 살룬 모델에 대한 투자도 꾸준히 이어졌다. 다만 이러한 살룬 모델 속에서도 스포츠 드라이빙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내며 ‘스포츠카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잊지 않았다.
실제 재규어는 1950년대 다양한 XK 시리즈 외에도 ‘마크 1’을 필두로한 세단의 역사 또한 시작했다. 마크 시리즈는 빠르고 지속적인 업데이트 및 개선을 통해 시장의 반응, 소비자들의 요구를 빠르게 반영했다. 덧붙여 이 때의 마크 시리즈들이 가진 디자인은 이후 2000년대의 재규어에게 디자인 영감을 제시했다.
걸작을 제시한 재규어의 위기
1960년대, 재규어는 화려한 역사적 방점을 찍으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치명적인 위기를 연이어 겪게 된다. 1961년 XK 시리즈의 방점을 찍는 E-타입을 선보이며 ‘디자인’과 ‘역동성’의 두 마리 토끼는 물론이고 ‘경량화의 가치’ 또한 함께 제시해 자동차 역사의 한 획을 긋게 되었다.
하지만 E-타입이 시장의 이목을 끌고 평단의 호평을 받으면서도 재규어는 재정 위기로 인해 브리티쉬 모터스에 흡수되었을 뿐 아니라 사명을 ‘브리티시 모터 홀딩스’로 바꾸게 되었다, 게다가 이후에는 ‘브리티시 리랜드(British Leyland Mortor Company)’로 한 번 더 이름을 바꾸기도 했다.
다행이라 한다면 이러한 과정에서도 E-타입의 생산은 꾸준히 이어졌을 뿐 아니라 향후 XJ의 혈통으로 이어지게 되는 ‘XJ6 살룬’ 등이 개발되고 또 시장에 좋은 평가를 받았다. 덕분에 위기 속에서도 재규어의 혈통은 꾸준히 이어졌으며 다양한 레이스 활동 역시 꾸준히 이어지며 좋은 성적을 거듭했다는 것이다.
한편 브리티시 리랜드는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실제 1975년에 진행된 국유화로 방만한 경영이 이어졌고, 회사는 점점 가 되었지만 마가릿 대처가 주도한 정부 주요 공기업의 민영화 과정에서 당연하게도 ‘매각 조치’를 겪게 되었다.
포드의 품에 안긴 재규어
민간에 매각되며 다시 재규어의 이름을 얻게 되었지만 재규어 스스로의, 그리고 영국의 스포츠카 브랜드로 설 수는 없었다. 1989년, 전세계의 일부 브랜드를 대상으로 M&A를 진행한 포드 그룹에 인수된 것이다.
재규어를 품에 안은 포드는 재규어 고유의 감성이 담긴 차량에 대한 개발을 승인하면서도 ‘재규어의 가치를 담은’ 상업적인 모델을 연이어 선보였다. 이러한 과정에서 등장한 링컨 LS의 플랫폼을 활용한 S-타입은 호평을 받았다.
게다가 강렬한 스포츠카 중 하나인 XJ220이 데뷔할 수 있었으며 V8 그랜드투어러 모델인 ‘재규어 XK8′ 또한 데뷔하며 소비자들의 임고을 집중시켰다. 다만 이러한 행보와 반대로 몬데오를 기반으로 했던 X-타입은 ‘몬데오 리배징 모델’ 취급과 시장에서의 실패를 겪게 되었다.
타타의 품에서 전환점을 맞이한 재규어
2008년 재규어는 타타의 품의 안기며 포드와의 관계를 마무리 하게 되었고, 완전히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그 동안 현대적이지만 클래식한 브랜드는 수석 디자이너 ‘이안 칼럼’의 손 끝에서 보다 진보하고 역동적인 존재가 된 것이다.
실제 재규어는 C-XF 컨셉으로 시작된 재규어의 새로운 얼굴과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이후 등장하는 모든 차량에 적용했으며, XF의 성공을 바탕으로 플래그십 세단 ‘XJ’를 새롭게 선보이며 재규어 라인업의 확장을 이어갔다.
이후 E-타입의 정신을 이어가는 스포츠쿠페 및 로드스터 모델인 F-타입을 선보였으며 이후 시대의 흐름에 따라 프리미엄 SUV 등을 순차적으로 확충하는 것은 물론이고 특별 사양 및 에디셔 모델등을 선보이며 더욱 다채롭고 화려한, 그리고 ‘여전히 역동적인’ 스포츠카 브랜드의 가치를 제시했다.
재규어는 어느새 시대의 흐름과 트렌드에 가장 민감한 브랜드가 되었고, 실제 그 어떤 시기의 재규어보다 보다 적극적인 태도로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실제 재규어의 이러한 행보는 어느새 전동화로 이어지게 되었다.
재규어는 파나소닉과 손을 잡고 포뮬러-e 팀을 새롭게 출범하며 전세계 모터스포츠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을 뿐 아니라 전동화에 대한 의지, 그리고 더 많은 팬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가고 있다.
여기에 포뮬러-e의 서포트 레이스로 브랜드 최초의 전기차 ‘I-페이스’를 기반으로 하는 원 메이크 레이스를 제시하며 ‘전동화의 흐름에 발을 맞추는 것은 물론 모터스포츠의 아이덴티티를 그 어떤 시기보다 진하게 과시하고 있다.
기사출처 – 한국일보(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01016090900026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