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의 미래 전장 사업을 가늠해볼 수 있는 중요한 행사가 최근 열렸다. 바로 수입차 브랜드 재규어 랜드로버 코리아의 기자간담회였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스마트폰사업 철수 여부와 관련 사업 재편 안을 오는 24일 열리는 LG전자 주주총회나 26일 열리는 LG 주주총회에서 내놓을 전망이다. 과연 LG전자가 스마트폰사업을 완전히 접고 어떻게 재편할 것인지 주목받고 있는 상황에서 자동차 행사가 이를 가늠해볼 수 있게 해준 셈이다.
실마리는 이 자리에서 재규어 랜드로버 코리아가 적극적으로 소개한 새로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피비 프로(Pivi Pro)’였다. 사실 지난해 하반기 재규어 랜드로버가 우리나라에 첫 출시한 대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디펜더에 처음 피비 프로를 탑재했다. 그러던 것이 올해부터는 모든 신차에 피비 프로를 전면적으로 확대한다. 올해 재규어는 국내에 뉴 F-PACE와 뉴 XF를, 랜드로버는 올 뉴 디펜더 90(나인티)와 뉴 디스커버리를 각기 출시하는데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로빈 콜건 재규어 랜드로버 코리아 대표는 피비 프로를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나섰다.
여기서 LG전자가 등장한다. LG전자가 재규어 랜드로버와 공동 개발한 피비 프로는 고성능 스마트폰과 같은 직관성과 편리성을 갖춰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으며, 운전 중에도 간편한 조작이 가능하다. 한 마디로 자동차에 설치한 스마트폰이라는 이야기다.
자세한 제원도 공개했다. 퀄컴 스냅드래곤 820Am칩과 블랙배리 QNX 최신 소프트웨어를 적용해 동시에 여러 가지 기능을 빠르게 처리할 수 있다. 또한, 2개의 LTE 모뎀과 함께 세계 최초로 듀얼 e심(Dual eSim)을 장착해 언제 어디서든 통신망 활용이 가능하고, 16개의 개별 모듈을 원격으로 업데이트할 수 있는 SOTA(소타) 기능까지 갖췄다. 제원 설명만 들으면 스마트폰으로 착각하기 쉬울 정도다.
우리나라에 특화된 기능도 장착했다. 실제 재규어 랜드로버 코리아는 수입차 최초로 SK텔레콤과 재규어 랜드로버 모델 전용의 T맵 내비게이션을 개발해 올 뉴 디펜더에 순정형 내비게이션으로 탑재했다. 이 정도면 여러 소프트웨어를 적용할 수 있는 복합성까지 갖춘 셈이다.
실제 피비 프로는 스마트폰보다 더 유용하다. 자동차 안에서 스마트폰처럼 자동차 밖과 연결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른 작업도 가능한 멀티 시스템이다. 차량용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하는 동안에도 운전자가 내비게이션을 이용할 수 있고 동승자는 뒷좌석에 설치된 디스플레이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스마트폰 뺨치는 직관적인 사용자 환경과 빠른 반응 속도 역시 강점이다.
로빈 콜건 대표는 “피비 프로는 앞으로 나올 신차에 모두 탑재하며 기존 스마트폰 중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을 모두 연결할 수 있다”며 “하지만 스마트폰 없이도 모든 게 연결이 되는 시스템”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피비 프로는 일종의 자동차형 단말로 작용한다. 국내뿐만 아니라 피비 프로는 전 세계에 팔리는 재규어 랜드로버 신차에도 탑재한 상황이다. 실제 피비 프로는 지난해 유럽 비영리 자동차 심사단체 오토베스트가 선정한 최고 스마트 기술로 선정되기도 했다.
재규어 랜드로버 코리아 관계자는 “이미 피비 프로를 경험한 이들 사이에서는 아이폰처럼 직관적이라는 점을 들어 상당히 반응이 좋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LG전자는 포화 상태인 스마트폰 분야에서 떠나는 대신, 전장 산업 분야에서 스마트폰 관련 기술을 접목해 새로운 사업 영역을 개척해나가고 있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유럽 자동차 회사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서 아직 약한 편인데 재규어 랜드로버가 LG전자와 손잡고 상당히 혁신적인 시스템을 만든 것 같다”며 “향후 전장사업 분야에서 LG전자의 미래를 기대해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기사출처 – 세계비즈(http://www.segyebiz.com/newsView/20210317510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