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오토모빌] ‘이안 칼럼’에게 영감을 준 자동차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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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60년대 이탈리아 차들을 좋아해요. 그중에서도 1961년식 페라리 250은 영감을 많이 받은 자동차이기도 합니다.” 재규어 디자인 총괄 디렉터, 이안 칼럼(Ian Callum)이 우리나라 기자들과 만나 나눈 이야기다. 그는 ‘세계에서 손꼽히는 유명 자동차 디자이너’라는 이름표와 반대로 솔직하고 수수하게 때로는 정확한 목적을 제시하며 대화를 이어나갔다. 영감을 많이 받은 차부터 본인이 디자인한 최악의 차, 미래 재규어 디자인 흐름까지 약 40분 동안 기자들과 만나 나눈 이야기를 문답형식으로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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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차에서 가장 큰 영감을 받는지 궁금하다.
1950년, 1960년대 차들이 마음에 든다. 특히, 60년대 이탈리아 차가 참 좋은데 1961년식 페라리250 모델에서 영감을 굉장히 많이 받기도 했다. 사실 재규어 E 타입보다 아름다운 부분에서 조금 떨어지지만 그 모델만이 가지고 있는 자신감과 순수함이 마음에 든다. 세단 중에서는 재규어 XJ 시리즈1의 영감을 많이 받았다.

대한민국에서 이안칼럼은 세계 3대 디자이너로 꼽히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먼저 톱3 디자이너인 줄 몰랐다. 너무 감동했고, 진심으로 감사를 전한다.

본인이 생각하는 세계 3대 자동차 디자이너는?
먼저, GM에 있었고 1960년대에 차를 많이 디자인했던 빌 미첼(Bill Mitchell)이 있다. 당시 그가 디자인했던 차를 보면 특정 요소들이 매우 우아했는데 굉장히 천재적인 디자이너라고 생각한다. 두 번째는 이탈리아 디자이너 주지아로(Giugiaro)를 꼽을 수 있다. 그리고 세 번째로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피터 슈라이어(Peter Schreyer)도 있고, 포르쉐와 폭스바겐 쪽에 있는 마이클 마우어(Michael Mauer), 볼보에 있었던 피터 호버리(Peter Horbury)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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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디자인 한 자동차 중에 최악의 차는?
사실 모든 디자인마다 배울 수 있는 교훈이 많기 때문에 딱히 후회하는 디자인은 없다. 그럼에도 애정이 덜 가는 디자인이 있기는 하다. 대표적인 차가 로버 75 왜건 모델이다. 디자인은 ‘그냥 괜찮다’ 그 정도가 전부다. 차는 좋았는데 내 기준에서는 지나치게 실용적이었고, 뭔가 흥미롭지 않았던 것 같다.

재규어가 내세우는 현재와 미래 디자인 특징은?
우리 차를 보면서 ‘현대적이다 세련됐다’라고 느끼기를 바란다. 또, 경쟁사와 비교했을 때 재규어만의 매력이 매우 많다고 생각한다. 또, 미래적인 디자인이라고 하면 우주선 같은 모양을 생각할 수도 있는데 각종 안전과 규칙, 법규 등을 생각해야 하고 그 결과 어느 정도 큰 변화를 줄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주어진 제약에 따라 최대한 현대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을 보여 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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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디자인은 최종 양산차로 나올 때까지 몇 % 구현이 되나?
시각적으로 콘셉트카는 현실보다 굉장히 과장된 디자인을 사용한다. 디자이너의 자유로운 상상력과 개성을 해치지 않기 위해서 말이다. 그리고 단계별로 논의와 협의를 거쳐 조정해 나간다. 예를 들어 재규어 XE의 경우 처음 디자인보다 실제 양산차의 루프 높이가 25mm 높아졌다. 내부 엔지니어는 실내 공간과 패키지를 생각해서 이것보다 더 높아야 된다고 말했지만 나는 디자인과 실용성을 따져 직접 결정을 내렸고 그 결과 지금의 XE가 나왔다.

디자인이 우선일까, 브랜드가 우선일까?
디자인과 브랜드, 그리고 판매는 굉장히 상관관계가 강하다고 볼 수 있다. 처음 브레인스토밍 단계에서는 비용적인 부분을 무시한다. 디자이너의 창의력이 우선시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점점 양산 단계로 갈수록 비용적인 부분이 포함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금전적인 부분이 들어가면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참고로 우리 디자인팀은 신차에 들어갈 모든 소재와 각종 부품에 대한 가격을 다 알고 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디자이너와 엔지니어는 협상에 들어간다. 결론적으로 제품을 만들어 내는 데에는 굉장히 다양한 요소가 통합되어 들어가게 되어 있고 디자이너들은 모두 알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둘 사이의 상관관계를 파악해 절충점을 내야 한다.

 

디자인에는 덩치가 큰 건축디자인도 있고 매일 입고 다니는 의상디자인도 있고 도시의 분위기를 결정하는 공공시설 디자인도 있다. 이런 것에 비해 자동차 디자인이 갖는 가장 큰 매력은?
자동차 디자인의 특징은 역동적인 감각에 있다. 그냥 멈춰있거나 보고만 있어도 움직일 것 같은 느낌 말이다. 이런 내재적으로 움직이는 감각 때문에 사람들이 많이 좋아하는 것 같다. 역사적으로 봐도 그 역동성에 대한 스토리텔링을 하기 위해서 형태를 잡아가는 작업을 많이 해왔다. 예를 들어 보닛라인이라던지 전체적인 선, 운전석 위치를 얼마나 앞으로 위치할 거냐, 뒤로 뺄 거냐 같은 모든 것이 차의 움직임을 보여주는 스토리를 들려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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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디자이너의 자질이 있다면?
학교에 다닐 때 굉장히 많이 배운 것이 수평적인 사고방식이다. 지금도 디자이너로서 매우 필요한 자질이라고 본다. 나도 매일매일 어렵게 노력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또한, 항상 뻔하고 쉬운 해답을 찾기 마련인데 한 번 더 다른 방법으로 생각해서 뻔한 답 외에 또 다른 것이 뭐가 있을까 곱씹어 봐야 한다. 그런 능력을 키우고 배우는 것이 자동차 디자이너의 자질이라고 생각한다. 항상 남이 생각하는 것, 쉬운 방식과 답을 찾는 데 안주하려고 하면 안 된다. 책을 하나 추천해주겠다. 에드워드 드 보노의 수평적 사고라는 책을 읽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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