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오토모빌] 디자이너가 말하는 재규어 모델 숨은 뒷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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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규어 디자인 총괄 디렉터 이안 칼럼(Ian Callum)이 미래 자동차 디자이너를 발굴하는 제1회 재규어 카 디자인 어워드 참석차 우리나라를 찾았다. 그는 시상식에 앞서 재규어 디자인의 핵심 가치와 자신만의 경험, 노하우 등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로 참가자의 높은 호응을 얻었다. 특히, 최신 재규어 모델을 하나하나 설명하며 디자이너로서 개발 뒷이야기를 전해 생동감을 더했다.

X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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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E는 정말 어려운 프로젝트였다. 비율 자체가 경쟁차종인 BMW 3시리즈와 같았고, 세그먼트 기준이 너무 고정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체적인 차체와 형상을 가지고 mm 단위로 바꿔가며 세밀하게 디자인했다. 그 결과 경쟁차종 대비 흥미로운 작품을 완성할 수 있었다. 구체적으로 보면 보닛이 길고 트렁크 라인이 짧아 스포츠카 비율을 완성했다. 또, 멈춰있어도 달리는 것 같은 역동적인 모습을 가지고 있다. 디자인은 이렇다. 결국, 조금씩 조정하는 것 자체가 큰 결과물로 나타나는 것이다.

X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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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F 또한 XE 못지않게 굉장히 어려웠다. 1세대 XF는 스포티한 느낌이 강했고 뒷좌석이 많이 좁았다. 그래서 공간 활용을 중점적으로 두면서 실용성을 높이려 했다. 사실 재규어가 실용성과 잘 맞는 브랜드는 아니라고 본다. 그럼에도 이 정도의 중형 세그먼트에서는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에 부단히 노력했다. 특히, XF는 옆모습을 추천한다. 자세히 보면 보닛 처음부터 트렁크 끝까지 하나의 라인으로 이어지도록 디자인한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또, 긴장감 있는 선과 날렵한 캐릭터 라인이 강조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점이 다른 차와 다른 재규어만의 특징이자 매력이다.

X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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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규어 XJ는 한국에서 잘 팔리는 자동차다. 또, 플래그십 세단에 걸맞게 재규어의 본질을 아주 잘 담아내고 있다. 그중에서도 테일램프는 매우 상징적인 형상을 갖고 있다. 보통의 자동차는 코너를 감싸고 있는 길쭉한 램프가 들어있는데 나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왜 이렇게 있어야 할까 생각했고 새로운 형식으로 디자인했다. 그리고 이런 감각은 지금까지도 잘 유지되고 있다. 같은 플래그십 모델이라고 해도 메르세데스-벤츠와 비교를 해보자 고급스럽고 우아한 것은 물론 XJ에는 스포티한 맛도 더해져 차별화했다.

F-타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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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예전부터 재규어 E타입을 신봉했다. 그리고 F-타입은 이런 E타입의 디자인적 요소를 많이 반영한 차다. 때문에 F-타입은 개인적으로 너무나도 좋아하는 모델이 됐고, 매일 직접 타고 다니는 차가 됐다. 테일램프를 허용 가능한 가장 낮은 위치까지 내려서 디자인했고, 전면부는 재규어의 감각을 그대로 살렸다. 부드럽고 길게 내려앉은 측면 라인도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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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타입 하면 프로젝트 7 얘기도 빼놓을 수 없다. F-타입 컨버터블과 1950년대 중반 화려한 시절을 보냈던 재규어 D타입의 헤리티지를 결합한 차다. 사실 생산을 하려고 만든 차는 아니다. 그냥 1대 정도만 기념으로 만들려고 했는데 내부에서 몇백대까지 만들어 보자고 해서 나오게 됐다. 참고로 F-타입 프로젝트 7은 전 세계 250대만 굴러다닐 뿐이다.

 

F-페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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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내가 재규어에 들어왔을 때 SUV를 만들자는 이야기가 나온 적이 있다. 나는 기필코 안된다고 했다. 재규어는 역동적인 스포츠카 브랜드이기 때문이다. 이후 5년 후에 같은 질문이 들어왔는데 그때도 반대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5년 전에도 같은 질문이 들어왔다. 그때는 “그래. 알겠다”고 답했다. 미국과 유럽, 아시아까지 세계인이 SUV를 사랑하는 이유, 가족적이고 실용적인 SUV의 인기, 이것이 바로 세상이 원하는 거였구나 라고 느꼈다.

그런데 나는 항상 품속에 재규어는 스포츠카 브랜드라는 이미지가 있다. 그래서 SUV조차도 스포츠카처럼 날렵한 비율을 보여주고 싶었다. 이렇게 탄생된 차가 재규어 최초의 SUV, F-페이스다. 보닛 길이를 늘이고, 라인도 간소화했다. 비로소 재규어 다운 강인하고 당당한 모습. 자신감 있는 SUV로 거듭났다. 그만큼 나에게 있어 F-페이스는 기억에 남는 모델 중 하나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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