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오토모빌] 70주년 맞이한 랜드로버, 럭셔리 SUV시장 개척한 레인지로버 (Part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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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드로버의 정통 오프로더로서의 아이덴티티를 상징하는 아이콘은 디펜더였지만, 한편으로 랜드로버는 기능성 차량이라 여겨지던 SUV에 ‘럭셔리’라는 수식어를 붙인 개척자이기도 하다. 랜드로버가 1970년 선보인 ‘레인지로버’는 강력한 오프로드 주파성능뿐 아니라 화려함과 우아함을 갖춘 럭셔리 SUV의 대명사로 불린다.

특히 레인지로버 시리즈는 최신모델에 이르기까지 1세대 레인지로버 클래식의 설계사상과 디자인 요소를 계승하며, 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럭셔리 SUV의 정통성을 이어가고 있으며, 레인지로버 스포츠, 이보크와 벨라 등 레인지로버 라인업의 여러 파생모델도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레인지로버의 시작

랜드로버는 1세대 레인지로버를 현대의 레인지로버와 구별하기 위해 ‘레인지로버 클래식’이라는 명칭을 사용한다. 현대의 모델 역시 레인지로버라는 같은 이름을 사용하기 때문에 1세대 모델을 특별히 구별하기 위함이다. 또 레인지로버 1세대 모델에서 시작된 많은 요소들이 지금까지 대물림되어 이어진다. 물론 1세대 모델이 현역이었던 시절에는 클래식이라는 수식어는 붙지 않았다.

랜드로버가 레인지로버와 같은 콘셉트의 차량을 구상한 것은 1950년대 후반으로 알려졌다. 당시 랜드로버는 아프리카나 오스트레일리아 같은 지역에서 기존의 오프로더보다 더 편안한 승차감을 제공하는 4×4 시장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랜드로버의 소유주였던 로버 그룹은 1958년에 랜드로버의 강인함과 로버 살롱의 편안함을 결합한 ‘로드로버’라는 차량을 만들기도 했지만, 실제로 양산을 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1960년대가 되자 북미를 중심으로 스포츠 및 레크리에이션 차량 시장이 크게 성장했고, 랜드로버 역시 이 시장에 눈을 돌린다. 당시 랜드로버 미국 사업부에서는 SUV 시장의 변화에 맞춘 새로운 모델의 개발을 촉구하며, 미국에서 V8엔진을 장착한 시리즈 II 모델을 제작해 영국으로 보내기도 했다.

랜드로버는 검증된 강력한 오프로드 주행성능에 스테이션왜건의 편안함과 편리함을 더한다는 콘셉트로 1967년부터 프로토타입 모델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시장에는 기존의 랜드로버 시리즈 II와 완전히 다른 콘셉트의 차량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영국과 유럽시장에 비해 장거리 주행 시의 편안함이 중요했다. 초기에는 랜드로버의 플랫폼에 스테이션왜건 스타일의 차체를 결합하는 방안을 검토했는데, 편안한 승차감을 위해 서스펜션은 기존과 완전히 다른 코일스프링 방식을 적용한 것은 중요한 변화다.

레인지로버는 커진 차체에 맞춰 새로운 변속기와 경량 알루미늄 블록의 뷰익-로버 V8 엔진을 탑재했다. 극한의 경사를 오를 때처럼, 어떤 환경에서도 연료공급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카뷰레터와 같은 부품도 장착되었고, 네 바퀴 모두 디스크브레이크를 장착했다. 또 재미있는 특징이 하나 있는데, 외부 지원을 받기 어려운 환경에서 배터리가 완전 방전되었을 때도 수동으로 시동을 걸 수 있도록 비상용 크랭크 핸들을 제공했다. 레인지로버는 그야말로 장거리 모험 여행을 떠나기에 더 이상 좋을 수 없는 차를 목표로 개발되었다. 참고로 레인지로버 클래식 프로토타입은 보안을 유지하기 위해 ‘벨라(VELAR)’라는 코드네임을 사용했다.

레인지로버 클래식은 첫 등장 당시 산업디자인을 통해 탄생한 훌륭한 작품으로 프랑스의 루브르 박물관에 전시되기도 했고, 한편으로 탐험을 통해 오프로더로서의 훌륭한 자질을 드러냈다. 1972년, 영국의 아메리카대륙 종단 탐험대(Trans-Americas Expedition)의 레인지로버는 북미와 남미 대륙을 연결하는 ‘다리엔 갭(Darien Gap)’을 자동차를 이용해 처음으로 통과하기도 했다. 다리엔 갭은 일반 차량으로는 이동이 불가능한 늪지대를 건너야 하는 험난한 구간이었고, 이를 육로로 통과하는 것은 레인지로버에 대한 절대적인 신뢰 없이는 불가능했다.

초기모델이 지금과 같은 화려함을 보여준 것은 아니지만, 레인지로버를 상징하는 플로팅 루프와 클램 셸 보닛과 같은 요소들은 이미 1세대 클래식 모델에서 찾아볼 수 있는 특징이다. 레인지로버의 초기모델은 3도어 모델로 출시되었으나, 1981년부터 롱 휠베이스 5도어 모델이 생산되기 시작했다. 인테리어 또한 초기의 플라스틱과 비닐을 사용한 실용적인 디자인에서 탈피해 가죽과 월넛 트림, 융단과 같은 고급 소재와 화려한 디자인을 적용한다.

레인지로버 클래식은 1970년부터 1996년까지 26년간 생산되었고, 단일차종으로 유래 없을 만큼 오랜 기간 동안 사랑받았다.

2세대 모델은 1994년에 등장한다. 1세대 모델의 등장 이후 약25년 만에 등장한 후속모델인데, 가장 큰 특징은 BMW의 파워트레인을 탑재한 부분이다. BMW가 로버 그룹을 인수하면서 레인지로버부터 BMW의 영향을 받기 시작한다. 2세대 레인지로버는 1994년부터 2002년까지 생산되었다.

2001년 등장한 3세대 레인지로버는 본격적인 럭셔리 SUV ‘브랜드’로 변신을 시작한다. 바디를 모노코크 싱글 쉘 방식으로 제작했고, 화려한 디자인과 함께 에어서스펜션과 결합된 전자동 지형감응시스템과 같은 최신기술을 적용하기도 했다. 초기모델은 BMW의 파워트레인을 탑재했고, 이후 포드의 엔진을 탑재한 모델이 나오기도 했으나 후기에 이르러 재규어의 V8엔진을 탑재하게 된다. 이는 랜드로버의 격동의 역사, BMW에서 포드를 거쳐 2008년, 랜드로버가 재규어와 함께 인도의 타타그룹에 인수되기까지의 험난했던 여정을 보여준다.

 

레인지로버, 화려함을 꽃피우다

4세대 레인지로버는 2012년 9월 파리모터쇼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4세대 레인지로버는 현대적인 디자인과 함께 기술적인 부분에서도 큰 진보를 이룬 모델이다. 이전보다 더 커진 차체에도 불구하고 알루미늄 모노코크 기술의 도입을 비롯한 경량화로 3세대 대비 차체 중량을 420kg이나 줄였다. 가솔린과 디젤 V8 파워트레인에 ZF의 8단 트랜스미션을 적용했고, 2013년에는 시리즈 최초로 V6 디젤 엔진과 전기모터가 조합된 하이브리드 모델을 선보이기도 했다.

한편 4세대 레인지로버의 등장에 앞서, 2011년에는 레인지로버의 디자인에 크로스오버 쿠페의 요소를 담은 모델인 ‘레인지로버 이보크’가 등장한다. 이보크는 도시적이고 세련된 면모를 갖춘 콤팩트 SUV다. 작은 사이즈에도 불구하고 고급스러움과 화려함을 담아낸 레인지로버 라인업의 막내다. 2015년에는 컨버터블 탑을 적용한 모델이 출시된다.

‘레인지로버 스포츠’는 기함인 레인지로버의 아래에 위치한 미드사이즈 SUV다. 스포츠라는 이름답게 랜드로버의 역동성에 초점을 맞춰 개발되었는데, 2005년 등장한 1세대 모델은 당시 랜드로버 최강의 오프로드 주행 성능을 가진 모델이었던 디스커버리3를 베이스로 개발되었고, 2013년 공개된 2세대 레인지로버 스포츠부터는 레인지로버와 플랫폼을 공유한다.

V6 가솔린, 디젤 파워트레인 뿐 아니라 강력한 V8 슈퍼차저 엔진을 탑재한 레인지로버 스포츠 SVR모델도 출시되며, 최근 랜드로버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탑재한 모델인 레인지로버 스포츠 PHEV로 최근 중국 장가계 톈먼산의 999계단 등반에 도전해 성공하기도 했다.

한편 레인지로버의 이름을 받은 또 다른 미드사이즈 SUV로, 최신모델인 ‘레인지로버 벨라’가 있다. 2017년 3월 제네바모터쇼에서 처음 공개되었고, 재규어 F-페이스와 플랫폼을 공유한다. 벨라라는 이름은 앞서 소개한 레인지로버 클래식 프로토타입의 코드네임을 물려받은 것이다. 레인지로버 벨라는 이보크에서 시작된 쿠페 스타일의 샤프한 실루엣을 비롯해 파격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인테리어 디자인에 이르기까지, 미래의 레인지로버가 나아갈 길을 보여주는 모델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또한 레인지로버 벨라는 2018 월드 카 어워드의 가장 아름다운 자동차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랜드로버의 주요 발자취

1948 : 랜드로버 시리즈 I 암스테르담 모터쇼에 등장
1953 : 랜드로버 시리즈 I 롱 휠베이스 버전 소개

1956 :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의 원정대의 시리즈 I, 런던-싱가포르 완주
1958 : 랜드로버 시리즈 II가 더 세련된 디자인으로 공개
1970 : 오리지널 3도어 레인지로버(클래식) 판매 시작
1971 : 랜드로버 시리즈 III 출시

1972 : 레인지로버, 18,000마일의 트랜스아메리카 원정 중 다리엔 갭 건넘
1976 : 1,000,000번째 랜드로버 생산
1979 : 레인지로버가 파리-다카르 랠리에서 우승 (1981년 다시 우승)
1981 : 랜드로버, 카멜 트로피와 전설적인 파트너십 시작
1981 : 5도어 레인지 로버 출시

1989 :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출시
1990 : 오리지널 ‘랜디’가 디펜더로 모델명 변경
1994 : 2세대 레인지로버 출시
1997 : 프리랜더 출시
2001 : 3세대 레인지로버 출시
2003 : G4 챌린지에 참가한 16개 팀이 미국, 남아프리카 및 호주를 횡단
2004 : 레인지 스토머 콘셉트 공개
2004 : 디스커버리3/LR3, 뉴욕 모터쇼에서 공개
2005 : 신형 레인지로버 스포츠 공개
2006 : 프리랜더2/LR2 출시. 헤일우드에서 제조된 첫 번째 랜드로버
2008 : LRX 콘셉트카로 럭셔리 SUV의 새로운 언어를 표현
2009 : 4세대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공개
2010 : 세계 최초의 럭셔리 콤팩트 SUV, 레인지로버 이보크 데뷔
2012 : 4세대 레인지로버 소개 – 최초의 올 알루미늄 SUV
2013 : 뉴욕 모터쇼에서 차세대 레인지로버 스포츠 공개
2014 : SVO (Special Vehicle Operations) 사업부가 공식 출범
2014 : 레인지로버 스포츠 SVR 데뷔, 가장 빠르고, 민첩하고, 강력한 랜드로버
2014 : 디스커버리 비전 콘셉트 등장
2014 : 5+2 시트 레이아웃의 신형 디스커버리 스포츠 출시
2015 : 레인지로버 SVAutobiography 롱휠베이스 뉴욕에서 공개
2015 : 이보크 컨버터블 출시
2015 : 2,000,000번째 생산 기념 디펜더가 자선경매에서 400,000파운드에 판매
2016 : 마지막 디펜더가 생산라인에서 출고
2016 : 디스커버리에 세계 최초의 원격 지능형 시트 폴드 기술이 적용
2017 : 랜드로버, 네 번째 레인지로버인 벨라 출시
2018 : 레인지로버 SV 쿠페 데뷔

 

기사출처 – RIDEMAGAZINE(http://www.ridemag.co.kr/news/articleView.html?idxno=12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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