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장우진 기자] ‘오프로드의 왕’으로 불리는 랜드로버 디펜더는 “가는 곳이 곧 길이다”라는 브랜드 슬로건을 달고 1948년 탄생했다. 그리고 작년 선보인 2세대 모델 디펜더 110 모델의 3도어 숏바디 모델 디펜더 90은 유니크한 멋으로 도배된 실·내외 디자인에 랜드로버 특유의 온-로드 주행성능도 잃지 않아 오프로드뿐 아니라 일상 속에서도 존재감이 부각된다.
외관은 전장 4583㎜, 전폭 1996㎜, 전고 1974㎜로 다부진 체격을 갖고 있다. 전면은 돌출형 범퍼와 보닛으로 묵직한 인상을 보여주며 후면은 스페어 타이어가 부착돼 레트로적 이미지가 풍긴다. 디펜더 90은 오프로드 주행 시 차량 하단 공간 확보를 위해 스페어 타이어를 후면부에 노출시켰는데 오히려 멋으로 승화된 모습이다.
측면은 짧게 형성된 앞뒤 오버행(차축-차끝거리)으로 입사각이 크게 확보돼 오프로드 주행에 최적화된 모습을 보였다. 3도어 SUV지만 결코 작게 느껴지지 않았고 오히려 클래식한 분위기와 트렌디 한 이미지가 절묘한 조합을 이끌어 냈다.
실내는 디펜더 110과 마찬가지로 내장재가 과감히 노출돼 여느 차종과 다른 유니크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봉 형태인 두 개의 ‘마그네슘 합금 크로스카 빔’은 센터 라인을 관통했고, 조수석 대시보드도 내장재가 노출됐다. 특히 두 개의 크로스 빔 하단과 조수석 대시보드에는 추가적인 수납공간도 마련돼 멋과 실용성을 동시에 잡은 모습이었다.
2열 공간은 레그룸(무릎공간)이 주먹 한 개 반 이상 확보될 만큼 여유로웠다. 시트 허벅지 공간은 아주 넓다고 보기 어려웠지만 여유로운 전폭 덕에 장시간 2열에 탑승하더라도 불편함은 없어보였다.
3도어 모델인 만큼 트렁크 공간은 기본 297ℓ지만 2열은 접을 경우 1263ℓ까지 확보돼 오프로드 등 야외 활동을 즐기기에 무리없는 수준이었다.
서울 마포에서 경기 김포 하성면까지 왕복 100㎞ 구간을 시승했다. 이날 시승 모델은 디펜더 90 D250 SE로, 색상은 산토리니 블랙이었다.
오프로드 주행 성능은 작년 디펜더 110 시승에서 이미 경험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시승에서는 도심 내 온-로드 주행에 초점을 두고 진행했다. 참고로 작년 오프로드 시승에서는 경기도 양평 소재 유명산(해발 864m)에서 정상까지의 난코스를 완벽하게 주파해 냈으며, 그 과정에서 모래·자갈, 진흙, 바위 등의 주행 모드에 따른 오프로드 성능과 3D 디지털 서라운드 카메라 등의 첨단 기능에 감탄한 경험이 있다.
이날 온-로드 주행에서는 디펜더의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먼저 육중한 차체와 달리 가속 페달감과 스티어링휠 조작감은 상당히 유연하게 이뤄졌다. 저속에서는 물론 고속에서도 꽤 치고 나가는 가속감이 우수했고 일정 수준 이상 속도를 올려도 지친 기색 없이 도로를 질주했다. 무엇보다 높은 차체와 근육질의 전면부는 주변의 다른 SUV를 내려 보게끔 해 주행 과정에서도 디펜더의 압도적 존재감을 느낄 수 있었다.
랜드로버 특유의 정숙성과 부드러운 승차감은 디펜더에서도 그대로 전해졌다. 이 모델에는 신형 인제니움 인라인 6 디젤 엔진이 적용됐는데, SUV 임에도 가솔린 모델 이상의 정숙성이 인상적이었다. 고속 구간에서도 풍절음은 물론 노면 소음도 꽤 잘 잡아줬다. 이에 더해 랜드로버 특유의 서스펜션은 방지턱은 물론 정돈되지 않은 도로를 달릴 때도 부드러운 승차감을 유지시켜줘 오프로드 이상의 온-로드 주행 성능을 보여줬다.
디펜더 90은 최고출력 249마력, 최대 토크 58.1㎏·m의 힘을 발휘하며 복합연비는 리터당 10.2㎞다. 여기에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적용돼 엔진 효율성과 친환경 요소까지 갖췄다.
새로워진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피비(PIVI) 프로도 인상적이었다. LG전자와 공동 개발한 이 시스템은 첫 화면이 3분할로 구분되는 등 화면 이해도가 쉬워 처음 접해도 사용하기가 매우 편리했다. 여기에 티맵 내비게이션이 기본 탑재된 점도 만족스런 부분이었다.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는 없었지만 계기반을 통해 내비게이션 경로와 차선 이탈 정보 등을 동시에 확인할 수 있어 아쉽지는 않았다.
5년 서비스 플랜 패키지가 포함된 가격은 D250 S 8420만원, D250 SE는 9290만원이다.
기사출처 – 디지털타임스(http://www.dt.co.kr/contents.html?article_no=2021081302109932064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