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칸은 2014년 처음 등장하여 5년 또는 7년 주기로 풀체인지 되는 업계의 틀을 깨고 현재까지 부분 변경만을 통해 명맥을 이어온 매우 독보적인 모델이다. 혹자는 사골에 비유하며 우려먹는다 비아냥거리지만, 안타깝게도 자동차 시장은 그렇게 물렁하지 않다. 마칸이 풀체인지 없이 10년 동안 판매될 수 있었던 이유는 매우 앞서간 마칸의 경쟁력에 있다. 그리고 마칸의 매력적인 콘셉트도 한몫하고 있다.
보통의 SUV와 다르게 마칸은 스포츠카처럼 PDK(듀얼 클러치 변속기)를 사용하여 스포츠 주행에서 강점을 가져간다. 그래서 마칸의 장점에는 SUV임에도 불구하고 드라이빙 요소가 빠지지 않는다.
2세대로 돌아온 마칸은 구동계가 전동화로 변화되었다고 말하지만 변화가 아닌 확장이라고 표현하는 게 맞을 것 같다. 왜 필자가 확장이라는 표현을 썼는지는 이 글을 다 읽어갈 때쯤 이해가 될 것이다.
사실 신형 마칸에서 바뀌지 않은 것은 이름뿐이다. 그룹에서 사용하는 PPE 플랫폼은 타이칸의 것과 다르고 구동계 및 모든 것이 새롭다. 하지만 우리가 마칸에 기대하는 것은 모두 담고 있다.
먼저 포르쉐가 선보이는 첫 전기 SUV답게 매우 강력한 출력을 보여준다. 출시 예정 모델은 마칸 4와 마칸 터보 두 가지인데, 마칸 터보는 최대 639 마력(론치 컨트롤)에 115.2kg·m의 토크를 발휘한다. 그래서 가속력의 척도인 0-100km/h에 걸리는 시간은 3.3초면 충분하다. 마칸 4의 경우도 최대 408 마력에 0-100km/h에 걸리는 시간은 5.2초에 불과하다.
충전 속도 역시 역시 최대 270kW 출력으로 고속 충전시 10%에서 80%까지 21분이면 충분하다. 배터리 용량은 100kW로 WLTP 기준 1회 충전시 613km 주행이 가능하다.
그럼 본격적으로 어떻게 확장이 되었는지 알아보자.
신형 마칸의 쿠페형 외관은 여전히 아름답고 포르쉐의 전통성을 짙게 보여준다.
루프에서 후방으로 떨어지는 플라이라인이 더욱 선명해졌고 전동화로 인해 엔진이 없어진 덕분에 포르쉐 스포츠카 특징-보닛보다 높게 강조된 휀더-을 더욱 잘 담을 수 있게 되었다. 물론 덜어낸 엔진이 아쉽지 않다면 거짓말이지만 덕분에 911에서 누리던 프런트 트렁크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내부에는 앞선 카이엔과 파나메라에서 선보인 ‘드라이버 익스피리언스’ 콘셉트를 같이 하고 있어 디자인적 신선함은 낮을 수 있으나 처음으로 선보이는 실내 기술이 있다. 바로 증강 현실 기술을 적용한 헤드업 디스플레이(AR 헤드업 디스플레이)이다. 도로 위에 직접 표시되는 것처럼 보여 더욱 빠르고 매끄럽게 주행 정보를 인식할 수 있다.
‘포르쉐 커넥트(Porsche Connect)’의 확장도 빼놓을 수 없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로 변경되어 스마트폰을 연동하지 않고 포르쉐 앱 센터(Porsche App Centre)에서 직접 앱을 다운로드하고 설치할 수 있다. 여러 디바이스에서 사용 가능한 운영체제로 변경되어 사용 확장성은 차량을 운행하면서도 계속 진행될 것으로 기대한다.
마칸의 슬로건은 ‘Keep your essence’이다. 마칸 제품 라인 부사장 요르크 케르너는 “마칸 일렉트릭은 인상적인 드라이빙 다이내믹과 조향 감각뿐 아니라 스포티한 시트 포지션과 낮은 무게 중심 덕분에 실제 스포츠카 느낌을 전달한다.”라고 말했다.
마칸은 내연기관일 때도 SUV 답지 않은 스포티한 시트 포지션을 가지고 있었는데 전기차로 변경되면서 배터리로 인해 낮은 무게 중심까지 갖게 되었다. 거기에 사륜구동 시스템이 앞뒤 전기 모터를 거의 실시간으로 제어하며 기존의 사륜구동 시스템보다 다섯 배 빠르게 작동하여 슬립이 일어나더라도 100분의 1초 이내로 반응할 수 있게 되었다.
전기차로의 변화가 아쉬운 사람들도 있겠지만 전기차로의 변화가 기존의 가지고 있던 드라이빙 다이내믹도 더욱 강해졌다. 이것을 마지막 확장으로 정의 내려 본다.
새로운 플랫폼, 새로운 구동계, 새로운 시스템, 하지만 10여 년의 긴 시간을 시장에서 인정받아온 가치를 더욱 확장하여 2세대로 돌아온 마칸.
무더운 여름을 이겨내고 쌀쌀한 날씨가 찾아오는 11월이 되면 전시장에서 확장된 새로운 마칸을 만나 볼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