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란원 후기 – 여유가 있어야만 도울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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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매체에 봉사를 실천하는 사람들을 보면 대단하다고 생각하긴 했지만 나와는 먼 얘기라 여겼다. 내 코가 석자라는 핑계로 봉사활동은 엄두도 내지 못 했다. 그러던 중 KCC정보통신에 입사했고, 여긴 매년 세 번 정도 꾸준히 봉사활동을 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첫 봉사활동은 애란원이었다. 미혼모 보호시설이라는 것을 알고 혹시 남자들을 경계하지는 않을까 걱정했다. 게다가 그곳에는 한참 어린 중학생들도 있다고 하더라. 이렇게 기대 반 두려움 반으로 애란원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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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이어서인지 우리 말고도 도우러 온 사람이 많았다. 우리는 도착하자마자 조끼를 입고 설거지에 투입됐다. 곧 한정섭 사장님도 함께 하셨는데 집에서 자주 하신다며 고무장갑도 마다하신 채 맨손 투혼을 보이셨다.

그렇게 다 같이 유쾌하게 일하다 보니 힘든 것도 잊게 됐다. 그보다 여기저기서 들리는 아기 울음소리와 그 아기에게 젖병을 물리고 있는 소녀들의 모습이 놀라웠다.

설거지를 마치고 주방 정리와 바닥 청소까지 마치고 나니 지원받은 각종 물품을 정리하는 일이 남아있었다. 자연스럽게 다른 팀 사람들과 힘을 합쳐 인간 컨베이어 벨트를 만들어 빠르게 진행했다. 물품을 정리하면서 이렇게 도움의 손길을 보내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에 또 한 번 놀랐다. 그리고 그 현장에서 내가 땀을 흘리고 있다는 것에 보람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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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땀 흘린 동료들과 회식 장소로 이동하는데 모두들 힘들기보다 뿌듯해하는 것 같았다. 어린 나이에 무거운 책임을 지게 된 미혼모와 갓난 아기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줄 수 있어 다행이다. 이제부터 계속될 봉사활동도 즐겁게 참여하며 나눔의 기쁨을 느끼고 싶다. 나보다 더 어려운 사람이 있다는 걸 늘 생각하면 항상 겸손하고 작은 것에도 만족할 줄 아는 사람이 되리라 다짐해본다.

글 | KCC정보통신 SI사업5팀 이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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