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까지 9639대 판매…전년비 64.7%↑
올해 수입차 시장 역성장·SUV 모델 만으로 이룬 성과…”의미 남달라”
랜드로버가 국내시장에 상륙한 2001년 이후 16년 만에 처음으로 연간 판매량 1만대를 돌파할 전망이다. 올해 국내 수입차 시장이 7년 만에 역성장할 것으로 확실시되는 데다 세단을 선호하는 국내 시장에서 SUV모델 만으로 1만대를 판매한다는 건 의미가 남다르다.
13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랜드로버의 올해 총 판매량은 9639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5854대보다 64.7%나 늘었다. 이달에 361대만 팔아도 연간 판매량 1만대를 기록하게 되는데 올들어 월 평균 876대가 팔린 것을 고려하면 충분히 달성 가능해 보인다.
올해 수입차 시장의 규모가 20만대를 조금 넘는 걸 고려하면 1만대는 점유율 5% 정도로 규모의 경제를 통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 셈이다. 지금까지 수입차 브랜드 중 국내 시장에서 연간 판매량 1만대를 돌파한 건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폭스바겐, 포드, 혼다(2008년), 도요타(2012년) 등 7곳뿐이다.
대중적인 모델인 디스커버리와 플래그십(브랜드를 대표하는 최상위 차종) 모델인 레인지로버 모두 성적이 좋았다. 올해 디스커버리는 총 5568대 중 지난해 5월 출시한 디스커버리 스포츠가 3312대로 전년 대비 3배 가까이 늘면서 판매량 호조를 이끌었다. 레인지로버는 소형 SUV인 이보크(1970대)를 포함해 4071대가 대가 팔렸다. 1억5000만원을 호가하는 레인지로버가 판매량의 절반을 차지했다는 점에서 SUV 플래그십 시장에서 랜드로버의 입지를 다시 한번 입증했다.
업계에서는 랜드로버의 약진에 대해 인도 타타그룹으로의 인수 이후 개선된 상품성과 공격적인 판매망 확대를 꼽고 있다. 특히 폭스바겐의 디젤게이트 반사이익을 랜드로버가 가장 많이 누렸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랜드로버는 68년간 SUV만 만들어와 최고 수준의 SUV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면서 “매력적인 디자인과 이전보다 강화된 서비스 등이 더해지며 기존 폭스바겐의 수요를 가져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타타그룹로 인수된 지난 2008년 랜드로버의 연간 판매량은 665대에 불과했다. 인수 이후 7년만에 14.5배나 늘어난 것이다. 같은 기간 국내 수입차 판매량 1위 벤츠의 판매량이 7230대에서 5만718대로 7배 증가한 것과 비교해도 상당하다. 타타그룹은 랜드로버를 인수한 이후 랜드로버만의 각진 이미지를 추구하면서도 세련됨을 더한 디자인 변화에 주력했다.
또한 국내 판매법인인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는 지난 9월 오랜 업력을 가진 효성과 딜러쉽을 맺는 등 판매와 서비스 네트워크를 대폭 확장했다. 특히 그간 취약 지점이었던 부산(제2전시장)·울산·포항 등 경상도 지역과 순천 등 지방 네트워크를 강화했다. 최근엔 동대문·강서 목동 전시장과 서비스센터를 통합 확장 이전했다.
한편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의 올해 총 연간 판매량은 1만2931대로 전년대비 55.1% 늘었다. 재규어는 올 들어 지난달까지 3292대가 판매되며 전년 같은 기간(2482대)대비 32.6%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