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오토모빌] 이보크, 작은데다 비싼 SUV를 누가 사느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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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드로버 레인지로버 이보크의 참신함

 

눈을 의심했다. 콘셉트카나 CG가 아니라 실물이었다.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이보크를 처음 본 사람들의 공통된 반응이었다. 물론 그 전에 LRX 콘셉트카가 있었다. 콘셉트카야 태생이 바람잡이기에 그럴 수 있다. 설마 근접하게 나올 줄이야(물론 외관에 한해서지만). 영국에서 눈앞에서 보고 감탄했다. 그 시대에 존재하지 않는 듯한 생김새였다. 2011년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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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자는 지금 이보크를 보면 질린다고 한다. 평범하지 않아서. 달리 말하면 지금도 자극을 주는 디자인이라는 얘기다. 5년이 지나고, 그 사이 부분 변경 모델도 나왔다. 그럼에도 거리에서 이보크를 보면 동공이 절로 커진다. 출시하기 전에 영국에서 타봤기 때문에? 추억을 자극하기에? 아니다. 여전히 미래 지향적 생김새가 힘을 발휘해서다. 정우성이 시간이 지난다고 못생겨지는 거 아니다. 이보크는 5년 전이나 지금이나 새롭다. 그게 핵심이다.
새롭다는 건 무척 중요하다. 요즘은 새것이 금세 헌 것 된다. 교환 주기가 빨라졌다. 새 모델에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가 밝을수록 전 모델은 천덕꾸러기 취급 받는다. 자동차는 조금 다르다고 해도 큰 흐름은 벗어날 수 없다. 자극에 노출될수록 더 강한 자극을 찾는다. 이보크라면 덜하다. 그때도 지금도 디자인에 관해선 진취적으로 보이니까.

 

이보크의 선과 면은 영향력이 강했다. 면을 시원하게 쓰면서도 양각과 음각이 도드라졌다. 랜드로버는 사막과 밀림이 연상되어야 하는데, 이보크는 우주가 떠올랐다. 이보크는 레인지로버 디자인의 선구자였다. 강렬한 스타일로 이후 형제들의 스타일도 책임졌다. 보통 디자인을 전파하고 나면 빛을 잃는다. 새것이 매번 환영받는 세상이니까. 이보크는 예외였다. SF 영화의 수송선 같은 뒤태를 쫓는 시선은 지금도 유효하다.
참신함 때문이다. 이보크는 태생부터 참신했다. 지금이야 소형 SUV가 없는 브랜드가 드물다. 당시에는 급진적이었다. 게다가 소형인데 고급스러웠다. 가격도 소형이라고 감히 상상할 수 없을 정도였다. 작은데다 비싼 SUV를 탈 사람이 있을까? 당연한 반응이었다. 하지만 랜드로버는 그 의문을 뒤집었다. 작고 고급스러운 SUV이기에 탈 사람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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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V의 고급화 전략을 잘 활용한 랜드로버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전략을 세웠으니 전투력이 강한 부대가 필요했다. 이보크의 디자인은 압도적인 전투력을 구현했다. 선과 면은 SF 영화 미술감독이 상상하듯 그려냈다. 실용성 따윈 단칼에 잘라버리듯 지붕도 날렵하게 깎았다. 대신 양옆은 탱크처럼 부풀렸다. SUV에 소형 딱지를 붙인 당돌함처럼 믹스매치 스타일을 밀어붙였다. 덕분에 보기 힘든 비율이 완성됐다. 흔히 생각하던 SUV와 다른 모습.

 

다르기 때문에 신선할 수 있다. 다르기 때문에 희소성이 생긴다. 두 요소 모두 고급스러움과 맞물리면 탐스러워진다. 이보크 출시 때 경쟁 모델을 묻는 질문이 있었다. 대답은 예상 밖이었다. BMW Z4, 아우디 TTS, 메르세데스-벤츠 SLK. 비슷한 가격대 SUV를 예상한 사람들은 잘못 들었나 의심했다. 잠시 사태를 파악하기 위해 멍했다가 이내 납득했다. 이성을 마비시키는 탐스러운 차. 이보크의 전략은 터무니없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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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신함은 세부 요소에서도 드러난다. 원을 툭툭 자른 LED 주간주행등이 참신했다. 지금이야 흔하지만 당시엔 캐릭터 구축하는 일등공신이었다. 재료가 같아도 요리가 달라진다. 이보크의 LED 주간주행등은 맛깔스러웠다. 계기반 역시 강렬했다. S(스포츠) 모드로 놓으면 붉게 물들었다. 그걸 처음 봤을 때 심정적으로 시속 20km는 더 빠른 듯했다. 쿠페라는 형태와 강렬한 비주얼 요소가 그냥 SUV로 보이지 않게 했다. 아니, 그냥 자동차로 보이지 않게 했다.

 

유용한 SUV는 많다. 이보크는 유용한 SUV는 아니다. 굳이 정의하자면, SUV라는 형태를 활용해 탐나는 차로 만들었다. 물론 랜드로버라는, 게다가 레인지로버라는 호칭에 어울리는 능력이 저변에 깔려 있는 것 또한 하나의 이유다. 그 위에 이보크만의 장식을 곁들인 셈이다. 이보크를 처음 접하고 나서 이렇게 말했다. 젊은 디자인 실장님 차. 젊은, 디자인, 실장님이라는 세 단어에는 꽤 많은 의미가 담긴다. 개성을 중시하고, 감각적이면서, 금전적 여유도 있는 사람. 이보크의 의중이 다 담겼다.

 

최근에는 이보크가 컨버터블로도 나왔다. 전동식 소프트톱을 품은 SUV라니. 이보크 3도어를 보고 느낀 충격이 새삼 떠올랐다. 이보크의 참신함은 퇴색되려면 아직 멀었다. 이제 이보크는 참신함에서 낭만까지 추가했다. 가격만 보지 않는다면, 매순간 설렐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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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auto.daum.net/review/read.daum?articleid=239472&bbsid=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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