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오토모빌] 스포츠카 같은 SUV… 다이내믹 모드에선 ‘거친 본능’

0

지난 20일 경기도 양평으로 향했다. 올해 봄의 마지막 모습을 보려고 나선 길이었다. 이날 낮 최고기온은 26도, 때 이른 초여름 날씨였다. 더위 때문에 봄이 달아나지 않았을까 하고 걱정했지만, 아직 봄은 여기저기 머물러 있었다.

이번 여행은 재규어코리아가 나흘 전 국내 출시를 발표한 소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E-PACE(이-페이스)’와 함께 했다. 재규어 브랜드 역사상 첫 소형 SUV 모델이다. 스포츠카 성능과 디자인뿐만 아니라 SUV의 실용성도 가진 4륜 구동 자동차다.

E-PACE의 겉모습은 재규어의 스포츠카 ‘F-TYPE(에프-타입)’를 연상하게 한다. 프런트 그릴에서 ‘리어 스포일러(트렁크 윗부분에 만든 날개 모양 장치)’까지 이어지는 라인은 ‘스포티’하다. 앞에는 허니콤(벌집 모양) 메시 그릴이 있다. SUV답게 실내 공간도 최대한 확보했다. 운전자를 포함해 5명이 편안하게 앉아 여행할 수 있다. 또 적재 공간이 기본 484L에서 최대 1141L까지 가능해, 대형 여행가방이나 유모차도 실을 수 있다. 가족들과 함께 캠핑을 가더라도 무리는 없어 보인다.

운전석에 앉아 보니 SUV보다는 스포츠카 느낌이 들었다. 운전석은 운전자를 감싸는 듯한 모양으로 만들어졌다. 핸들은 ‘F-TYPE’과 같은데, 핸들링이 가벼우면서도 부드러웠다. 기어 시프트 주변 공간을 넓게 확보하고 단순화한 것도 인상적이었다. 중앙 콘솔도 500㎖ 물병 2~3개를 넣을 정도로 공간이 넓었다.

차에 시동을 걸고 출발했다. 엔진음이 거의 들리지 않았다. 도심 내 복잡한 길을 지나갈 때는 양쪽 사이드미러에 있는 센서들이 갑자기 튀어나오거나, 차선을 바꾸는 차량을 체크하느라 분주히 깜빡거렸다. 강변북로에 들어서자 교통 흐름이 좀 나아졌다. 오른발로 가속 페달을 서서히 눌렀다. 속도가 부드러우면서도 빠르게 올라갔다.

한강을 오른쪽에 두고 팔당댐 방향으로 계속 달렸다. 강변북로에서 경강로로 이어졌다. 출발한 지1시간30분쯤 지나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 양수리에 있는 ‘두물머리’에 도착했다. 북한강과 남한강이 합쳐지는 곳이다. 과거 한강을 따라 강원도나 충청도에서 올라온 배들을 위한 나루터가 있었다. 하늘은 깨끗했고, 한강은 햇살에 반사돼 반짝반짝 빛이 났다. 나무와 풀은 연녹색으로 가득했다. 햇빛이 강했지만, 이따금 부는 바람은 시원했다.

두물머리서 2㎞쯤 떨어진 세미원에도 들렀다. 270여종의 나무과 꽃, 연못으로 만든 20만7000㎡(약 6만2000평) 규모의 정원이다. 철쭉을 비롯해 갖가지 꽃들과 나무들이 맞았다. 세미원에선 산책하기 좋은 코스와 사진찍기 좋은 코스를 안내하고 있었다.

세미원에서 나와 남한강을 따라 또 달렸다. 용담대교 구간은 창문 열고, 강바람 맞으며 드라이브하기 좋았다. 도로에 차가 줄자, 가속 페달을 밟으면서 속도를 조금씩 올렸다. E-PACE에는 재규어에서 직접 설계한 ‘인제니움 가솔린 엔진’이 달렸다. 미국 자동차 전문지 ‘워즈오토(WardsAuto)’가 ‘2018 10대 베스트 엔진’으로 선정한 2.0L 터보차저 4기통 인제니움 가솔린 엔진은 최고 출력 249마력, 최대 토크 37.2㎏·m에 달한다.

주행 모드도 기존 ‘에코’에서 ‘컴포트’, ‘다이내믹’ 순서로 바꿨다. ‘컴포트’가 ‘에코’ 모드에서의 답답함을 푸는 정도라면, ‘다이내믹’은 스포츠카를 운전하는 느낌이었다. ‘컴포트’에서 ‘다이내믹’으로 바꾸자 핸들 앞 계기판이 붉은색 바탕으로 변했다. 갑자기 빨라지면서, 앞으로 불쑥 나가는 느낌이 들었다. ‘에코’ 모드에선 거의 들리지 않던 엔진음이 거칠게 들렸고, 가속과 제동 모두 무척 빨랐다.

양평읍을 지나 간이역 ‘석불역’으로 가는 길은 ‘산길’이었다. 구불구불 오르막길을 오를 땐 4륜 구동이라서 속도를 크게 줄이지 않고도 부드럽게 통과할 수 있었다. 산길에서 후진하거나 주차를 할 때는 사이드미러가 자동으로 움직이면서, 당장 주의해야 할 장애물이 무엇인지를 알려줬다. 구릉에 있는 밭에선 배나무의 흰꽃, 복숭아나무의 분홍색 꽃이 보였다. 길옆으로는 벚꽃과 개나리, 진달래도 볼 수 있었다.

파란 건물에 빨강 지붕이 인상적인 ‘석불역’을 지나 5㎞ 정도 가니, 영화 ‘건축학개론’ 촬영지로 유명한 ‘구둔역’이 나왔다. 1940년부터 중앙선 간이역으로 사용됐는데, 철도 노선이 바뀌면서 2012년 폐역이 됐다. 이후 마을 주민들이 힘을 모아 식당과 문화공간 등을 운영 중이다. 80년 가까운 세월을 그대로 간직한 곳이다 보니 옛 정취를 느끼고 싶은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영화 흥행 후에는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도 유명해졌다. 이날도 몇몇 커플이 사진을 찍고 웃으며 추억을 남기고 있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먼 하늘부터 불그스레 물들기 시작했다. 봄꽃도 하나둘씩 같은 색깔로 변해갔다.

●재규어 E-PACE(이-페이스) 제원

길이 4395㎜
1900㎜
높이
1638㎜
트렁크 용량
기본 484L, 최대 1141L
무게
2220㎏
엔진
2.0L 인제니움 가솔린 엔진
총배기량
1997cc
최대출력
249마력
최대토크
37.2㎏·m
복합연비
L당 9㎞ 제로백(정지 상태서 시속 100㎞까지 걸리는 시간) 7초구동방식 사륜구동(AWD)
가격
5530만~6960만원

기사출처 -chosun.com(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4/23/2018042301727.html)

Comments are clos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