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피니티 20년이 담긴, 세계 최초 VC-터보 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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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자동차 엔진은 높은 효율과 고성능이 공존할 수 없다고 알고 있었다. 출력이 높아지면 연비가 낮아지고, 연비를 높이면 출력을 줄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인피니티는 20여년의 연구와 테스트 끝에 2016년 파리모터쇼에서 VC-터보 엔진을 선보였다. 인피니티가 공개한 새로운 파워트레인은 효율과 출력을 동시에 높이는 획기적인 기관이다. 그리고 신형 QX50에 그 새로운 파워트레인을 장착했다.

인피니티는 스포츠 성을 강조하는 프리미엄 프랜드이다. 그런 인피니티가 세계최초로 개발한 가변 압축비 엔진, VC(Variable Compression)-TURBO 엔진은 말 그대로 엔진의 압축비가 변화되는 터보차저 엔진이다. 대부분 연비가 좋은 차량들은 출력이 낮아 운전 재미가 반감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인피니티가 선보인 2리터 4기통 엔진은 6기통 자연흡기 엔진 수준으로 출력을 높이면서, 효율까지 뛰어난 새로운 방식의 가솔린 엔진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는 VVTL, 즉 ‘가변 밸브 타이밍 리프트’를 통해 밸브의 열리는 높이인 리프트량, 열려있는 시간인 계폐량을 조절함으로써 효율과 고출력을 얻어왔다. 압축비란 무엇이며, VC-터보 엔진이 자랑하는 압축비의 변화는 다른 엔진과 어떤 차이가 있을지 알아보자.

“연료효율을 높이는 고압축비”

엔진의 압축비란 1행정 동안 실린더에 들어온 혼합기가 압축되는 부피 비율이다. 피스톤이 아래로 움직이면 실린더 내부 압력이 낮아지며, 열린 흡기밸브를 통해 혼합기를 빨아당긴다. 흡기밸브가 닫히고 피스톤이 위로 움직이면, 혼합기가 들어있는 실린더 내부가 좁아지며 혼합기를 압축한다. 일반적인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은 8-10배 부피가 줄어든다. 혼합기를 더 높은 압력으로 압축시키면 에너지 효율이 높아지면서 팽창할 때 많은 출력을 낸다. 압축비가 높으면 같은 연료로 높은 출력을 내기 때문에 효율이 증가하는 것이다.

일정한 양의 공기가 있다고 가정해볼 때, 이 공기의 부피가 줄어들면, 압력이 커지면서 온도가 증가한다. 가벼우면서도 고성능을 요구하는 자연흡기 스포츠 차량에는 12 이상의 높은 압축비의 엔진들이 많다. 토요타 86은 12.5:1, 마쯔다 MX-5 MD는 13:1이다. 그렇다면 압축비가 높을수록 출력이 증가하는데, 왜 압축비를 무한정 올리지 않을까? 첫 번째는 가솔린 연료가 자연 발화하는 노킹현상 때문이고, 두 번째는 피스톤과 실린더 간의 마찰이 증가해서다.
자연흡기 엔진에서 압축비가 높아졌을 때, 노킹이 늘어나는 이유는 혼합기의 온도가 상승해서이다. 휘발유가 원하지 않는 시기에 불이 붙고 심한 경우 폭발해 버려서다. 그래서 고압축비 엔진들은 설계 때부터 높은 옥탄가로 세팅된다. 국내에서 높은 옥탄가 연료는 고급유 밖에 없다. 결국 고급휘발유를 넣어야 고성능 엔진이 제 성능을 발휘한다.

“압축비를 바꾸기 위한 노력들”

앞서 엔진의 압축비는 실린더 내부의 혼합기가 압축되기 전의 부피와, 압축된 후의 부피 비율이라고 했다. 이 비율은 피스톤의 움직임으로 결정된다. 처음에는 피스톤의 움직이는 거리는 고정되어 변경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흡기행정과 배기행정의 압축비를 달리한 엣킨슨 싸이클 엔진이 등장했다.

엣킨슨 싸이클은 엔진의 흡입과정에서 피스톤을 움직이며 소모되는 구동력을 줄이고, 팽창 효율은 높이기 위해 개발되었다. 크랭크 샤프트와 콘로드 사이에 복잡한 형태의 링크를 적용했다. 엣킨슨 싸이클은 흡입행정 때 피스톤을 적게 움직이고, 팽창 행정 때는 피스톤을 길게 움직이면서 높은 효율을 냈다.

하지만 이런 엣킨슨 싸이클은 복잡한 구조때문에 엔진의 부피가 커지고, 효율은 상승한 대신 출력이 낮아지는 단점이 있었다. 제조사들은 기계적으로 구성한 엣킨슨 싸이클 엔진을 개선해, 기존 엔진으로도 소프트웨어적으로 밸브 타이밍을 조절하여 엣킨슨 싸이클의 효과를 내는 다른 엔진을 선보였다.

밀러 싸이클이라 불리는 엔진은 밸브타이밍 기술을 응용해, 기존 엔진을 그대로 활용한다. 흡입행정은 같지만, 압축행정에서 흡기밸브를 개방하여 혼합기를 돌려보내 연료를 절약하고 압축비를 낮춘다. 또 배기행정을 늦게 시작함으로써 같은 엔진이라면 피스톤이 팽창하는 힘을 최대한 이용할 수 있다. 기계식으로 구성된 엣킨슨 싸이클과 다르게 밀러싸이클 엔진은 압축행정에서만 구동저항이 줄어들고, 흡입 행정에서는 여전히 구동력을 소모하기 때문에 엣킨슨 싸이클 대비 효율 상승폭이 크지 않았다.

“링크를 추가해 스트로크의 범위를 바꾸는 VC-터보”

압축비를 바꾸려면, 기계적으로는 피스톤이 위 아래로 움직이는 길이(스트로크)를 바꾸면 된다. 하지만 이 길이를 바꾸는 것은 쉽지 않다. 연소로 큰 힘을 받아 전달하는 콘로드의 길이를 가변식으로 하는 것은 가변장치가 파손될 수 있어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 VC-터보 엔진은 ‘스트로크를 바꾸는 게 아니라, 이 스트로크의 범위를 바꾸면 어떨까?’로 콘셉트를 잡았다.

VC-터보 엔진은 피스톤이 위아래로 움직이는 길이는 변하지 않는다. 실린더의 너비(보어)또한 변하지 않는다. 인피니티는 피스톤과 콘로드의 움직임을 결정하는 크랭크샤프트에 집중했다. 겉보기에 크랭크샤프트 자체는 큰 차이가 없어 보이는 보통 크랭크샤프트다. 단지 콘로드가 연결되는 곳 반대편에 장착되던 무게추(Counter Weight) 대신 시소 형태의 링크가 추가됐다. 팽창행정에서 진동을 줄이기 위해 존재했던 기존 무게추는 옆으로 옮겼다. 콘로드는 링크를 이용해 크랭크샤프트에 힘을 전달한다. 복잡해 보이는 구조이지만, 기본적으로는 왕복운동을 링크를 거쳐 크랭크샤프트를 돌리는 평범한 보통(오토 싸이클) 엔진이다.

이 링크의 위치를 변화시키면 피스톤이 움직이는 범위를 옮길 수 있다. 콘로드와 연결된 링크는 또 다른 콘로드를 거쳐 편심축에 고정된다. 편심축은 긴 팔을 거쳐 하모닉 모터로 연결된다. 모터를 이용해 제어용 팔을 움직이면 핀심축이 회전하면서 피스톤 왕복 범위가 조정된다. 편심축은 피스톤의 왕복운동 에너지가 모터로 직접 전달되는 것을 막는다.

이렇게 조정된 피스톤 운동 범위는 아래쪽으로 움직여 압축비를 낮추거나, 점화플러그가 있는 부근까지 옮겨 높은 압축비로 동작한다. 모터는 연속적으로 조정되어, 엔진 상태에 따라 유연하게 다른 압축비로 바꿀 수 있다. 조절할 수 있는 압축비는 14:1에서 8:1까지이다.

“VC-터보 엔진이 가변압축비로 설계된 이유”

자연흡기 엔진은 터보 엔진에 비하면 토크도 최대출력도 낮다. 하지만 엔진 회전수가 증가함에 따라 꾸준하게 선형적으로 출력이 오른다. 제어하기가 쉽지만 회전수에 따라 증가하는 출력 변동폭이 낮다. 고회전까지 돌려서 주행하다보면 엔진에 무리를 주는 느낌이 든다.

반면 터보 엔진은 압축공기가 충분히 공급되면 폭발적으로 토크와 출력이 상승한다. 반면 반응이 선형적이지 않고, 압축공기가 공급되기 전 까지 지연현상(터보 랙)이 있다. 터보 랙을 줄이기 위한 여러 가지 기술(트윈스크롤, 가변 지오메트리, 여러개의 터보)들이 적용되어 최근 파워트레인의 대부분은 터보차저 엔진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VC-터보 엔진은 엣킨슨 싸이클 엔진에 비하면 그 원리나 동작 구조가 간단한 편이나, 압축비를 제어하기 위한 모터, 콘로드와 연결하는 링크 등 여러 가지 부품들이 더 추가되어 복잡한 구조가 되었다. 엔진 구조를 단순화 하면 정비요소나 내구성 면에서 이득인데 인피니티는 반대로 여러 가지 부품을 추가해 가변 압축비 기술을 적용했다. 굳이 압축비를 바꾸어야 하는 그 이유는 무엇일까?

“터보 엔진에 가변 압축비가 필요한 이유”

터보차저 엔진은 노킹 때문에 압축비를 낮춰서 설계한다. 터보의 효율은 높지만, 고회전 영역으로 갈수록 자연흡기 엔진에 비해 많은 열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1만 RPM 이상 회전하는 터빈과 압축된 고온의 공기는 노킹이 발생하는 조건이다. 터보차저 엔진은 고회전에서 실린더 내부의 온도를 낮추기 위해 원래 연료보다 더 많은 연료를 분사한다. 분사량은 온도와 압력에 따라 ECU 매핑 테이블에 설정된 값을 따른다.

낮아진 압축비는 압축 공기가 제대로 들어올 때는 효과적이지만, 저회전에서는 압축공기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으면 자연흡기 엔진보다 힘이 떨어지는 원인이 된다. 낮아진 출력은 차량의 움직임을 굼뜨게 만든다. 결국 가속페달을 깊게 밟아 많은 연료를 쏟아붓게 한다.

인피니티는 상황에 맞춰 최적의 효율을 내기 위해 가변 압축비를 적용하여 연료소비율을 줄였다. 급가속 상황이 생겼을 때, VC-터보 엔진은 높은 출력을 위해 압축비를 낮춘다. 터보차저가 압축공기를 공급하며 엔진은 큰 힘을 낼 수 있다. 터보차저의 힘을 빌리지 못하는 저회전에서는 압축비를 높여 일반 자연흡기 엔진처럼 동작한다. 덕분에 고속도로 주행처럼 적은 힘으로 꾸준히 항속할 때는 연료를 아낄 수 있다.

우리는 원리가 단순한 자연흡기 엔진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지만, 터보 엔진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것들이 많다. 심플하게 이용하던 자연흡기 엔진과는 달리, 진공펌프를 추가한다거나 인터쿨러를 추가해 압축공기를 식히는 등 일반 차량보다 신경 쓸 것이 많다. VC-터보를 다룬 김에 조금 더 파고들어서 왜 엔진에 따라 압축비가 달라지는 지 알아보자.

“비행기에 사용하기 위해 개발된 터보차저”

터보차저 엔진은 한 마디로 말하자면 배기가스의 힘을 이용해 압축한 공기를 실린더 내부로 불어넣는 파워트레인이다. 이 강제로 공기를 불어넣는 것을 과급(過給)이라고도 말한다. 실린더 내부의 피스톤이 내려가며 혼합기를 빨아 당기는 자연흡기 엔진은 설계부터 실린더 내부 부피 이상의 공기를 빨아들일 수 없다. 여기에, 실린더 용량의 80% 정도만 빨아 당길 수 있다. 엔진에 더 많은 공기를 넣기 위해서는 실린더의 부피를 늘리거나 실린더 수를 늘려 엔진 전체의 배기량를 올리는 수밖에 없다. 이러면 엔진의 크기가 커지고, 또 무거워진다.

터보차저 엔진은 엔진 크기를 늘리지 않으면서도 공기를 더 넣을 수 있다. 연료 또한 더 많이 사용할 수 있으므로, 높은 출력을 내기 좋다. 처음 터보차저가 개발된 것은 공기가 희박한 상공에서 운행하는 비행기를 위한 것이었다. 지구상에서는 고도가 올라갈수록 공기가 적어 대기압이 낮아지는데, 이 때문에 빨아 당길 수 있는 공기가 줄어들었다.

정확하게는 실린더 내부의 압력을 낮추면, 대기중의 공기가 스스로 흘러들어온다. 마치 높은 곳에 물을 가둬뒀다가 수문을 열면 낮은 곳을 향해 흐르는 것과 같다. 주변의 공기 압력이 낮으니(물이 있는 곳의 높이가 낮으니) 실린더 내부와 압력차이가 별로 크지 않다. 결국 흘러들어오는 공기의 양도 줄고, 자연히 비행기 엔진 출력이 떨어졌다.

비행기 제조사들은 공기 흡입량을 늘리기 위해 비행기 엔진에 실린더 개수를 추가하는 방법을 써서 배기량을 늘렸다. 하지만 비행에 있어 무척 중요한 요소인 무게가 증가하고, 출력 하강은 여전했다. 그 해결책으로 탄생한 것이 엔진 구동력을 이용해 공기를 압축 공급하는 슈퍼차저와 배기가스의 압력을 이용한 터보차저였다.

“터보차저와 압축비의 관계”

자동차로 다시 돌아와보자. 터보차저는 엔진 세팅에 따라 다르지만, 실린더가 빨아들이는 공기에 추가로 배기량만큼의 공기를 더 불어넣는다. 실린더가 가장 아래지점까지 내려가면서 공기를 최대한 빨아들이면 더 이상 압력의 차이가 나지 않게 되고 실린더 바깥의 대기압과 실린더 내부의 압력이 같아진다. 이 상태는 터보차저가 거의 일을 하지 않는 상태이다. 터보차저가 불어넣는 공기의 압력을 수치로 나타내면 0bar이다.

가속페달을 밟고, 배기가스가 터보차저를 신나게 돌리면 이때부터 압축된 공기가 실린더 내부로 밀려들어가게 된다. 터보차저가 배기량만큼 더 불어넣었을 때 실린더 내부의 압력은 1bar이다. 여기서 더 출력을 높인다면, 압력을 1.5배 높인 1.5bar, 고성능 차량은 1.7bar까지도 사용한다. 강제로 공기를 밀어 넣어 배기량 2,000cc에 대기압 1bar, 부스 트 1.7bar를 합쳐 단순 계산으론 2.7배인 5,400cc엔진이 된다. 반면 엔진이 가속페달에 반응하는 속도를 올리거나, 내구성을 우선시 한다면 상대적으로 낮은 압력인 0.5-0.7bar로 설정하는 차량도 있다. 이들 모두 강제로 공기를 더 불어넣기 때문에, 더 많은 연료를 쓰고 출력이 상승한다.

세상엔 공짜가 없는 법. 출력이 상승하고, 팽창하는 힘이 세지면 그만큼 큰 힘이 피스톤과 실린더(엔진블럭), 콘로드에 전달된다. 너무 강한 힘이 한 번에 전달되면 이 부품들은 금이가고, 심지어는 부러진다. 그래서 터보차저를 장착하는 엔진은 자연흡기 엔진에 비해 내구성 면에서도 훨씬 많은 부분에 신경을 써서 만든다.

같은 압축비를 가진 엔진에 터보차저로 대기압만큼의 공기(1bar)를 밀어 넣었다고 가정해보자. 실린더 내부의 혼합기는 기존 부피에 비해 양이 두 배가 되었으므로 부피는 반이 되고, 압력은 두 배가 된다. 높은 압력으로 압축된 혼합기는 더 큰 팽창을 일으키고, 출력을 증가시키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문제는 압축으로 인해 상승하는 실린더 내부 온도이다. 평상시처럼 압축비를 8-10 정도로 유지했다간 상승한 실린더 내부 온도 때문에 노킹의 위험에 시달린다.

그래서 터보차저 엔진은 설계할 때 압축비를 5-6정도로 낮춘다. 이렇게 하면 배기량의 배에 달하는 공기를 밀어 넣었을 때 압축비가 자연흡기 엔진의 압축비와 비슷하거나 조금 더 높아진다. 압축비를 높일 때와 마찬가지로 압축비를 한없이 낮추면 더 많은 공기를 불어넣을 수만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압축비가 너무 낮아지면, 혼합기의 팽창을 피스톤이 받아 운동에너지로 바꾸는 효율이 형편없이 떨어진다. 제조사들은 압축비를 더 높게 허용하되, 노킹이 발생하지 않도록 혼합기의 온도와 실린더 내부 온도를 낮춘다. 이 방법으로 널리 사용되는 것이 인터쿨러와 공연비(空燃比)의 조절이다.

“압축공기와 실린더 내부 온도”

엔진이 높은 회전수로 돌고 있을 때, 그만큼 많은 공기를 압축해 공급하기 위해 공기를 압축하는 터빈이 빠르게 돌게 된다. 터빈은 1만 RPM 이상 회전하게 되고, 회전부에서는 많은 열이 발생하게 된다. 이 열은 압축공기의 온도를 높이고, 실린더 내부에서 연소할 때 효율을 떨어뜨리게 된다.

그래서 대부분의 터보차량에는 인터쿨러가 장착된다. 인터쿨러는 공기가 지나갈 수 있는 방열판으로 구성된다. 기본적으로는 터보차저에서 압축된 높은 온도의 압축 공기를 식히기 위해 차량이 달릴 때 발생하는 주행풍을 이용한다. 압축공기를 방열판으로 보내 냉각시킨 후, 차가워진 압축공기를 엔진으로 보낸다. 80도에 가까운 압축공기 온도를 40-50도까지 내린다. 부피가 같은 압축 공기라도 온도를 낮추면 공기의 밀도가 증가한다. 출력은 높이고 노킹까지 줄일 수 있다.

압축공기의 온도를 줄이는 방법은 인터쿨러 말고도 또 있다. 연료를 뿌려서, 기체로 바뀔 때 온도를 빼앗는 원리인 기화열을 이용한다. 터보 엔진이 고회전으로 동작할 때, 원래 연소되는데 필요한 연료보다 더 많은 연료를 뿌리면 실린더 내부의 온도를 낮추어 엔진을 보호하고 출력을 유지한다. 여름철에 유난히 터보 엔진이 힘이 없는 이유가 이것이다. 연료 대신 에탄올, 또는 물과 에탄올을 압축공기에 뿌려 기화열로 냉각시키는 워터 인젝션방식도 종종 사용된다. 에탄올(과거에는 메탄올)로 증가하는 출력은 거의 없지만, 온도가 드라마틱하게 하강한다. 워터인젝션을 ECU 매핑 없이 사용할 경우 출력이 10%, ECU 매핑을 워터인젝션에 맞춰 다시 작성하면 최대 25%까지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다.

“공연비”

공연비는 공기와 연료의 비율을 말한다. 일반적으론 휘발유:공기의 이론적인 최적 공연비는 14.7:1이다. 이 수치는 배기가스에 포함되는 일산화탄소와 질소산화물 등의 양을 환경과 출력으로 타협한 수치다. 연료를 많이 분사하는 상태를 농후(濃厚) 연소라고 하고, 적게 분사하는 것을 희박(稀薄) 연소라고 한다. 공연비를 조절한다는 것은 같은 공기에 비해 연료량을 좀더 많이 분사하거나(12:1)더 적게 분사하면서(16:1) 엔진의 연소상황을 제어하는 것이다. 큰 힘이 필요없을 때에는 연료분사량을 최적의 공연비에 근접하게 조절한다. 그러나 강한 가속력이 필요할 때는 높은 공연비를 사용한다.

엔진 구조를 단순화 하면 정비요소나 내구성 면에서 이득이다. 하지만 인피니티는 반대로 여러 가지 부품을 추가해 가변 압축비 기술을 완성했다. 공학적으로는 복잡하게 만들어 정비요소를 늘리는 인피니티가 이해되지 않는다. 고성능과 고효율은 동시에 양립할 수 없다. 하지만 인피니티는 시대를 역행하면서까지 긴 시간,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는데 몰두했다. 모두가 아니오 라고 할 때, 인피니티 만큼은 예 라고 대답했다. 스포츠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환경을 생각한 고성능 고효율 엔진을 내놓은 인피니티. 20여년 개발의 결과가 최근 환경규제와 맞물려 드디어 꽃을 피운 셈이다.

QX50과 닛산 알티마에 장착된 VC-터보 엔진은 실험적인 성격이 강해 보인다. 하지만 QX50은 최근 가장 잘 팔리는 카테고리 중 하나인 중형 SUV이고, 알티마 역시 닛산을 대표하는 중형 세단이다. 지금까지 인피니티는 어라운드 뷰, 전자식 스티어링 휠(Steer-by-wire), 수냉식 인터쿨러의 적용 등 과감한 시도를 했고, 모두 성공적이었다. 우리는 이런 도전정신이야말로 새로운 기술로 나아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이번 VC-터보 엔진 역시 긴 시간동안 테스트 하여 신뢰도를 높였고, 볼륨모델에 적용함으로써 또 한번 과감한 시도를 한다. 아니, 우리 눈에만 급격하고 무척 과감한 시도로 보일지 모른다. 인피니티의 입장에서는 지금까지 갈고 닦은 기술을 드디어 평가 받는 시간이다. 그들에겐 무척 긴 시간동안 이 순간만을 기다려왔을 것이다.

 

인피니티 공식딜러 프리미어오토(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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