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를 강타한 코로나 19(COVID 19)로 인해 자동차 브랜드들이 모두 경직된 모습으로 신차 출시 및 모터쇼 취소 등의 ‘축소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랜드로버는 오랜 기다림 끝에 데뷔한 새로운 디펜더의 출시를 연기하기 보다는 새로운, 그리고 의미있는 행동에 나섰다. 바로 영국 적십자를 비롯해 코로나 19 대응을 위해 기부를 하며 ‘출시보다’ 차량의 가치를 먼저 제시하게 된 것이다.
전쟁 중이라는 혹독하고 어려운 시기에 데뷔했던 랜드로버의 첫 번째 차량이 갖고 있는 DNA를 고스란히 계승한 디펜더는 전쟁과는 조금 다르지만, ‘전시 상황’ 수준의 코로나 19라는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본연의 가치와 능력을 선보일 준비를 마쳤다.
디펜더는 단 두 세대에 불고한 존재지만 그럼에도 우리에게 많은 의미를 전하고 있다.
1948 / 랜드로버의 첫 DNA가 태동하다
공식적으로 기술된 디펜더의 시작은 1983년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펜더의 DNA를 언급하기 위해서는 전세계가 전쟁의 포화에 휩싸였던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난 몇 년 뒤인 1948년까지 거슬러 올라야 한다.
랜드로버의 첫 번째 모델은 바로 ‘전쟁을 위한 지프’의 계보를 이으면서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랜드로버의 첫 번째 존재는 그렇게 ‘전장에서 얻은 경험을 품은 차량’으로 탄생하게 됐고, 전후에도 전장을 위한 차량에 담긴 DNA가 이어지며 디펜더로 이어지게 됐다.
1983-1989 / 현장의 경험으로 완성된 디펜더의 첫 발현
1948년 이후 꾸준히 이어진 랜드로버의 계보는 어느새 1980년대까지 이어졌고, 랜드로버는 40년에 가까운 경험을 바탕으로 랜드로버의 가치와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끌어 올리게 됐다. 그리고 1983년, 랜드로버는 ‘랜드로버 90’과 ‘랜드로버 110’을 제시하며 ‘랜드로버에 대한 충성도 높은 소비자들의 위한 새로운 랜드로버’를 공개했다.
모델 명칭이 따로 존재하지 않은 것은 당시 랜드로버가 단 하나의 차종만 생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 랜드로버는 휠베이스 길이(인치)를 알리는 90과 110은 판매 차량을 구분하고 있을 뿐이었다.
성의 없이 느껴질 수 있지만 디펜더 고유의 강인하고 직선적인 디자인이 이목을 끌었고, 유틸리티의 가치를 높이는 다재다능한 변화를 더해 공간에 대한 구성 역시 한층 개선된 모습을 제시한다. 이와 함께 작게는 2.25L, 크게는 V8 3.5L에 이르는 가솔린 엔진을 마련해 다양한 환경에서의 능숙함을 구현했다.
1990-2016 / 랜드로버 아이콘, 디펜더라는 이름을 품다
공식적으로 ‘디펜더’라는 이름을 사용한 차량은 바로 1990년 등장한 ‘랜드로버 디펜더’다. 기본적인 골격은 1983년에 데뷔한 랜드로버 90과 랜드로버 110을 기반으로 하고 있었던 만큼 ‘장수 모델’의 시작을 알리게 되었다.
1983년 랜드로버 90, 110의 데뷔 이후 시장의 상황은 달라졌고, 랜드로버 역시 판매 성장을 위해 브랜드 내의 판매 차량을 다양화하고, 그에 맞춰 레인지로버, 디스커버리 등의 별도의 명칭을 부여하게 됐고 1990년, 디펜더 역시 새로운 이름을 부여 받게 된 것이다.
디자인에 있어서는 기존의 요소들과 큰 차이가 없는 모습이지만 실내 공간의 가치와 경쟁력이 개선되었으며 파워트레인 부분에서도 한층 개선된 모습을 선보이며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더해서 1990년부터 2016년까지, 장시간에 판매되었던 만큼 시대의 흐름에 맞춰 다양한 파워트레인을 제시하며 ‘고유의 경쟁력’을 여전히 이어갔다.
실제 랜드로버는 1990년 출시 이후 2007년과 2012년에 각각 부분 변경 모델을 출시하며 시장이 요구하는 소비자들의 요청을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모습이었다. 다만 내부 전략 및 포트폴리오 개편 등이 이어지며 점점 엄격해지고 있는 배출가스 규제와 에어백의 부재는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 2016년 단종을 결정하게 됐다.
참고로 단종 이후로도 랜드로더 디펜더는 수 많은 튜너들의 손길을 거치고, 또 강력한 엔진을 새롭게 부여 받으면서 ‘튜닝 시장’에서는 단종 이후로고 꾸준히 자신의 경쟁력을 과시하고, 많은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2020- / 새로운 시대의 디펜더를 선보이다
2019년, 랜드로버는 새로운 차량을 선보이며 그리운 이름 ‘디펜더’를 다시 제시했다. 새로운 디펜더는 시대의 흐름과 변화, 그리고 한층 발전된 차량 제작 개발 기술을 바탕으로 한 모노코크 섀시 및 차량 관련 기술을 담아내며 새로운 시대의 디펜더를 효과적으로 제시했다.
실제 2세대 디펜더는 전체적인 실루엣에 있어서는 전통적인 이미지를 고스란히 연출하면서도 과거의 디테일들을 더욱 입체적이고 매력적으로 제시하는 모습이다. 덕분에 기존의 디펜더 대비 곡선의 비중이 늘어났지만 다른 브랜드, 혹은 시장의 다른 경쟁자들과 비교를 하더라도 다부지고 각이 돋보이는 모습이다.
특히 디자인 요소에 있어서 지난 2011년 데뷔했던 DC100 컨셉의 영향을 받은 모습이며 헤드라이트나 프론트 그릴, 패널 등의 형상에서는 최신의 랜드로버들이 선보이고 있는 디자인 요소들이 곳곳에 반영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실내 공간 역시 대대적인 변화와 발전을 이뤄내며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높아진 소비자들의 눈에 맞춰 한층 고급스러운 소재의 적용은 물론이고 우수한 해상도의 디스플레이 패널이 곳곳에 적용되어 만족감을 높인다.
센터페시아의 중심에는 10인치 디스플레이 패널을 기반으로 ‘피비 프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더해진다. 이를 통해 내비게이션은 물론이고 오프로드를 주행 차량 설정과 도강 상황에서의 차량 상황 등을 빠르게 파악하고 더욱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하도록 돕는다.
차량의 체격과 패키지에 따라 다르지만 디펜더는 더욱 고급스럽고 여유로운 시트를 마련하여 탑승자의 만족감을 높이는 한편 넉넉한 적재 공간을 마련하여 다수의 탑승자는 물론이고 다양한 아웃도어 및 레저 활동의 파트너의 가치를 드러낸다.
디팬더의 보닛 아래에는 두 개의 디젤 엔진과 하나의 가솔린 엔진, 그리고 또 하나의 마일드 하이브리드 사양이 마련된다. 디젤 라인업으로는 엔트리 모델인 D200과 2.0L의 크기에도 불구하고 240마력을 내는 D240 모델이 마련된다.
가솔린 엔진의 경우에는 재규어 F-타입 및 다양한 재규어랜드로버의 차량에 적용된 2.0L 터보 엔진이 마련되어 ‘디펜더 P300’으로 정의된다. 끝으로 마일드 하이브리드 모델의 경우에는 터보 엔진과 48V 기반의 전동화 시스템을 더해 ‘P400 MHEV’로 명명된다.
여기에 랜드로버가 자랑하는 에어 서스펜션을 더하는 것은 물론이고 다양한 지형에서 탁월한 움직임을 연출할 수 있는 전자동 지형반응 시스템 터레인 리스폰스2는 물론이고 랜드로버 브랜드 내에서도 최초로 적용되는 ‘도강 모드’가 추가되어 주행의 완성도를 높이며 ‘클래식 디펜더’가 자랑했던 오프로드의 아이콘이 가진 가치를 더욱 강조하는 모습이다.
기사출처 – 한국일보(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0090714030003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