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911 Carrera Launching in Portug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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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한국은 아직 추운 겨울이지만 포르투갈은 한국의 늦가을 날씨 정도로 따뜻한 곳이다. 이번 ‘뉴 911 런칭 이벤트’는 포르투갈의 작은 도시 신트라에서 진행됐다. 신트라(Sintra)는 포르투갈의 소도시(vila)로 과거 F1이 개최되기도 했던 에스토릴 서킷이 있는 곳이다. 이곳에서 새로운 911을 만나기 위한 긴 여행이 시작됐다.

직항편이 없어 파리 공항을 거쳐 포르투갈 신트라까지 가야 했기 때문에 길고 지루한 여정이 이어졌다. 장거리 비행에 지쳐갈 때 즈음 꼬박 만 하루를 넘게 이동해 페나롱가 호텔에 도착했다. 처음엔 드디어 이동이 끝났다는 사실만으로 기뻤는데 체크인을 위해 로비로 들어서는 순간, 화려한 호텔에 압도 당하고 말았다. 이번 행사를 위해 5성급 호텔과 에스토릴 서킷을 통째로 빌렸다고.

호텔 곳곳엔 임시 건물도 3동이나 지어져 있었다. 어마어마한 행사 규모에 이벤트가 진행되는 2박 3일 간은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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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체크인 후 간단한 웰컴 세리머니를 마치고 본격적인 런칭 이벤트를 시작하기 위해 에스토릴 서킷으로 향했다. 지난 8월 계열사 간 전보를 통해 포르쉐 브랜드를 접한 지 몇 달 되지는 않았지만 새로운 911을 만난다는 생각에 가슴이 벅찼다. 현란한 화면으로 신차가 소개되고 가까이에서 직접 볼 수 있는 시간도 주어졌다. 내일이면 이 차를 서킷에서 직접 운전해 볼 수 있다고 생각하니 그날 밤엔 잠까지 설쳤다.

다음 날 시승을 위해 서킷으로 이동했다. 서킷엔 약 50여 대의 신차가 시승을 기다리고 있었다. 팀을 나누어 각자 트랙을 체험했다. 처음 탑승한 차량은 911 카레라였다.

행사에 참가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트랙 경험이 많아서인지 인스트럭터는 자세한 설명 없이 첫 랩부터 빠른 속도로 내달리기 시작했다. 개인적으로 트랙 경험을 해 본 건 국내에서 딱 한번 뿐인지라 따라가기가 쉽지 않았다. 마치 “이게 포르쉐야. 제대로 한 번 느껴 보라고!”하고 얘기하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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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탑승한 차량은 카레라 S. 카레라보다 50마력이 더 커져 또 다른 느낌이었다. 이번엔 코너를 돌다 두 번이나 미끄러지기도 했다. 하지만 포르쉐가 자랑하는 PSM(Porsche Stability Management) 덕분에 무사히 트랙 체험을 마칠 수 있었다. 다음 랩부터는 인스트럭터의 레코드 라인을 따라가며 배워 끝날 때 쯤엔 어느 정도 차량에 적응할 수 있었다.

그렇게 약 15랩 정도의 숨 막히는 추격전(?)이 끝나고 오후엔 로드 투어가 이어졌다. 이번엔 트랙이 아니라 신트라 시내와 해안도로를 만끽할 수 있었다.

카레라 카브리올레를 타고 대서양 연안의 해안도로를 달리니 말로 다할 수 없을 정도로 환상적이었다.

단 이틀 간의 경험이었지만 뉴 911은 역시 명불허전이었다. 전례 없는 수준의 마이너 체인지가 이루어진 이번 모델에서 이전 모델과 비교했을 때 가장 큰 변화가 있었던 부분은 엔진이다. 지금껏 고수하던 자연흡기를 버리고 배기량을 낮춘 3.0리터 수평대향 6기통 터보엔진으로 바뀌었다. 기존 엔진에 비해출력은 20% 올리면서 연비는 12% 가량 좋아졌다. 카레라 S에 스포츠크로노패키지를 장착할 경우 0~100km/h 가속 시간이 단 3.9초로 카레라 시리즈최초로 4초 벽을 넘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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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흡기 방식을 버린 것에 대해 많은 논란이 있지만, 유럽에서 자동차를 생산하는 모든 브랜드는 202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연비를 개선하지 않으면 안 된다. 포르쉐도 이 같은 현실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으리라. 결국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터보 차저를 선택했지만 결과는 기대 이상이다. 우려했던 터보랙은 없었고 이전보다 더 강력한 퍼포먼스를 자랑한다.

2박 3일 간의 짧은 이벤트는 눈 깜짝할 새 지나갔다. 지금은 어느새 일상으로 돌아와 있지만 아직까지도 그때를 생각하면 심장이 두근거린다. 그만큼 환상적인 경험이었다. 오는 2월 국내 출시를 앞둔 새로운 911의 활약이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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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사진 | 아우토슈타트 대구지점 박광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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