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SSAN MURANO, 패밀리 SUV의 이유 있는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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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속 있는 신차에 주목해야 한다. 그래서 무라노 풀모델체인지를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신형 닛산 무라노가 베일을 벗었다. 일단, 연비나 배기가스 걱정은 깔끔하게 잊어도 좋다. 신형 무라노는 가솔린엔진과 전기 모터를 올린 하이브리드 버전이다.

변화의 폭은 사실 베일을 벗을 때부터 확실했다. 이미 미래를 점쳤던 닛산의 ‘레저넌스 컨셉트’가 무라노의 외모를 결정했기 때문이다. 하염없이 진지한 얼굴은 V-모션 그릴, LED 부메랑 헤드램프가 차지했다. 압권은 플로팅 루프 디자인. 무라노의 지붕이 공중에 떠있는 모습으로, SUV 신분임에도 쿠페보다 날렵한 루프라인을 뽐낸다. 한편 무라노 실내는 기본에 충실했고, 운전자 시야, 개방감, 시트포지션까지 합격점이다.

무라노의 직관적인 인테리어 구성 덕분에 누구나 쉽게 다가갈 수 있다.

무라노의 직관적인 인테리어 구성 덕분에 누구나 쉽게 다가갈 수 있다.

실내는 차분함을 주제로 군더더기 없이 정직한 구조가 익숙하기만 하다. 거창한 헤드업디스플레이는 없을지언정 터치로 반응하는 8인치 디스플레이가 제역할을 톡톡히 한다. 조작에도 고민이 필요 없다. ‘단순함’을 반영해 버튼을 60퍼센트 가량 줄였다. 그렇게 익숙함은 곧 편안함으로 이어졌다. 미항공우주국(NASA)에서 영감을 얻은 저중력 시트는 꼬리뼈까지 철저하게 받쳐 든다. 심지어 2열 시트도 쾌적하기는 마찬가지. 역시 패밀리카로서 자격은 충분하다. 단란한 핵가족 구성원 모두가 쾌적한 실내를 만끽하며, 부드럽게 마감한 가죽의 질감까지 경험하면 더는 기본기를 두고 흠잡을 수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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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노를 몰고 청평까지 달렸다. 중간에 만난 고속도로를 빠져 나와 심지어 구불구불한 고갯길까지 바쁘게 오르내린다. 경로는 단란한 가족이 간단한 짐을 싣고서 여행을 떠나는 길인데, 사실 그보다는 더 빨랐다. 무라노의 최고출력은 253마력. 전기모터는 소리 없이 힘을 보탰고, 2.5리터 QR25 수퍼차저 엔진이 주력이 된다. 파워를 다스리는 건 역시 엑스트로닉 CVT.

닛산은 줄곧 무단변속기로 효율을 잡는다. 혹자는 멍청하게 반 응하는 CVT를 비난하는데, D-스텝 튜닝이 가미된 닛산의 CVT는 최적의 시점에서 rpm 바늘을 뚝뚝 떨어뜨리며 완벽한 연기력을 펼쳐 보였다.

숨 가쁘게 오르던 와인딩 로드는 그렇게 막바지에 다다랐다. 평소와 다른 길에 당황한 기색도 잠깐, 무라노는 민첩하게 코너를 넘나들면서 이내 안정을 되찾는다. 한계 순간도 솔직하게 드러냈지만 사실 도심형 SUV에게 이런 상황까지 주문할 이유는 없고, 주문할 필요도 없다. 사거리 우회전을 간단하게 돌아나가거나 나들목의 깊은 코너쯤은 쉽게 소화했으니까 말이다.

뒷좌석까지 접으면 그야말로 광활한 트렁크공간이 펼쳐진다.

뒷좌석까지 접으면 그야말로 광활한 트렁크공간이 펼쳐진다.

차라리 푸근한 승차감 능력을 칭찬해야 했다. 특히 독립식으로 구성된 멀티링크 서스펜션은 뒷좌석까지 평온하게 충격을 다스린다. 또한, 2열 승객을 위한 USB 포트 구성과 더 커진 파노라마 선루프를 채택했다. 그만큼 패밀리카로서 역할에 충실하다는 의미다. 이제는 기본이 되어버린 ‘어라운드 뷰 모니터’는 차 주변에서 움직이는 물체를 감지하면 자동으로 화면을 띄운다. 또한 앞차와의 거리를 맞추며 달리는 인텔리전트 크루즈컨트롤(ICC), 사각지대 경고시스템(BSW), 후진할 때 측면에서 접근하는 차를 알리는 후측방 경고시스템(RCTA), 앞차와의 거리를 감지해 제동하는 전방비상브레이크(FEB) 등이 신형 무라노의 경쟁력을 높여준다.

무라노의 넘실대는 사이드 캐릭터라인. 저 볼륨감 넘친 스탠스를 보라!

무라노의 넘실대는 사이드 캐릭터라인. 저 볼륨감 넘친 스탠스를 보라!

언제부터인가 똑똑한 소비자는 브랜드보다 실속을 따진다. 이제 수입차라는 굴레에서 벗어나 보다 현실적인 접근이 통하는 시대다. 안전장비는 기본이 되고 뛰어난 연비와 친환경 파워트레인, 그리고 풍부한 편의장비를 갖추면서 비로소 매력적인 SUV가 되었다. 프리미엄 사양을 갖춘 무라노의 현실적인 행보를 기대해본다.


Nissan Murano

Price 5,490만 원
Engine 2488cc I4 하이브리드, 233마력@5600rpm,
33.7kgm, 시스템 출력 253마력
Transmission CVT, 4WD
Performance 0→100 N/A, N/A km/h,
11.1km/ℓ, CO₂ 153g/km
Weight 1,915kg


 글·사진 | 기어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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