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인승 SUV ④인피니티 QX60] 세계 최고 심장, 역동적 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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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출시되는 7인승 SUV는 미니밴을 닮아간다. 업체들은 7명이 함께 탈 것을 고려해 실내공간을 넉넉히 설계하면서 3열에 편의장비를 가득 채웠다. 대부분 각 업체의 주력모델이거나 플래그십모델인 만큼 ‘양과 질’을 동시에 챙길 수 있는 핵심차종으로 꼽힌다. <머니S>는 국내 판매 중인 주요 7인승 SUV를 릴레이 시승하며 특장점을 살폈다. <편집자주>

인피니티 QX60은 겉보기와 다른 점이 많다. 5m를 넘어서는 길이, 2110kg이나 되는 무게의 대형SUV를 다루는 건 쉽지 않은 일이지만 막상 운전대를 돌리고 페달을 밟아보면 예상보다 빠릿빠릿하게 반응하며 경쾌하게 치고 나가는 움직임에 놀랄 수밖에 없다.

일반적으로 5m가 넘는 길이에 2톤이 넘는 무게라면 운전대를 이리저리 돌릴 때 차 뒷부분이 따로 놀고 뒤뚱거리기 십상이다. 하지만 QX60은 충분히 움직임을 예상하며 운전을 즐길 수 있다. 차가 뒤집힐까 우려하지 않아도 될 만큼 듬직하다. 자세 제어능력이 수준급이다.

QX60은 2012년 처음 선보인 뒤 2016년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됐다. 형제모델인 닛산 패스파인더와 많은 부분을 공유하기 때문에 비슷한 점이 많지만 두 차종이 전달하는 감성은 전혀 다르다. 인피니티는 브랜드 특유의 자연스럽고 부드러운 디자인 언어를 바탕으로 편안함과 고급스러움을 추구한다. 여기에 역동적인 주행성능이 더해지며 고유의 감성이 완성된다. 거칠고 마초적인 정통 SUV가 아닌 ‘럭셔리 크로스오버’라 칭하는 이유다.
◆큰 덩치에 꿈틀대는 질주본능

주행할 때 가속페달에 힘을 주면 민첩하게 반응한다. 덩치가 엄청나게 큰데도 생각보다 날쌘 움직임을 보여준다. 급제동 시 차가 멈춰서는 것도 예상보다 빨랐는데 관성에너지를 몸으로 견뎌내야 한다. 무게가 만만치 않은 만큼 제동 시나 코너링 시에 미리 대비하는 편이 좋다.

QX60의 심장은 워즈오토 선정 세계 10대엔진 최다수상(15회)에 빛나는 3.5ℓ ‘VQ35DE’ 엔진이다. 최고출력 269마력(ps, @6400rpm), 최대토크 34.3kg·m(@4,400rpm)의 힘을 낸다. 숫자만 보면 평범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가변 흡기조절시스템’이 적용돼 빠른 반응을 이끌어낸다. 엔진이 일을 하는 정도에 따라 공기를 들이마시는 통로를 스스로 조절하기 때문에 높은 출력을 순간적으로 낼 수 있다.

여기에 인피니티 모델 최초로 엑스트로닉 CVT(X-tronic CVT, 무단변속기)를 탑재했다. 호불호가 갈리는 방식이지만 엑스트로닉 CVT는 기존 CVT의 단점을 일정부분 보완한 최신형이다. 기어가 없는 만큼 엔진의 힘을 최대한 부드럽고 연속적으로 전달할 수 있고 진동과 소음이 적어 고급스런 승차감을 구현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이전 세대 CVT는 가속할 때 엔진회전수(rpm)가 고정되는 탓에 이질감이 있었다. 반면 엑스트로닉 CVT는 rpm이 오르내리며 일반 자동변속기처럼 가속된다. 굳이 얘기하지 않으면 쉽게 알아차리기가 어렵다.

그리고 수동모드에서는 엔진의 힘을 최대한 활용하도록 운전자가 의도하는 대로 반응한다.

또 QX60에는 어떤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주행을 돕는 첨단 장치가 탑재됐다. ‘인피니티 인텔리전트 AWD’ 는 전자제어 시스템을 통해 바퀴의 동력 배분을 최대 50:50까지 실시간으로 제어해준다. 일반적인 노면에서는 탁월한 승차감을, 미끄러운 노면에서는 보다 안정적인 주행을 지원한다.

인피니티 드라이브 모드 셀렉터(IDMS)는 운전의 재미를 더하는 요소다. 엔진의 스로틀 반응, 변속 로직, 스티어링 휠 반응을 상황에 따라 조절한다. 스포츠, 에코, 스노우, 스탠다드 등 총 4가지 주행모드를 고를 수 있다.

스포츠모드는 스탠다드와 비교해 엔진과 변속기 반응이 훨씬 빨라진다. 공기를 더 빠르게 흡입하고 더 많이 연료를 태우며 더 많은 힘을 내뿜는 만큼 성능이 향상되지만 연료효율은 급격히 떨어진다. 에코모드는 이와 반대다. 가속페달을 밟을 때 둔하게 반응한다. 장거리 주행 시 활용한다면 피로감을 줄일 수 있는 모드가 아닐까 싶다.

연료효율은 스탠다드의 경우 고속도로에서 ℓ당 10km 이상(공인연비 9.7km)이었고 평균 7.5km의 연비를 기록했다. 복합 공인연비는 ℓ당 8.3km다.

QX60은 프론트 서스펜션을 독립식 스트럿 방식으로, 리어에는 쇽 업소버와 스프링을 개선한 멀티링크 방식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코너링 시 불필요한 차체 움직임을 최소화하면서 운전자가 의도한 대로 반응하도록 설계했다. 또 속도감응형 전기유압식 파워스티어링을 적용해 전자식 스티어링휠의 이질감을 줄였다.

◆공간활용 좋지만 아쉬움도

QX60의 또 다른 매력은 뒷좌석 공간이다. 2열 시트는 1열보다 높이 설치돼 뒷좌석에서도 시야확보가 잘된다. 카시트에 아이를 앉혔을 때 아이 눈높이에서도 창밖의 풍경이 잘 보인다. 여기에 2열과 3열용 선루프가 설치돼 답답함이 줄어든다. 여기엔 1열 선루프와 별도로 차가 뒤집혔을 때 지붕이 찌그러지는 것을 막기 위해 프레임을 설치했다.

2명이 앉을 수 있는 3열은 성인남성이 앉기에 머리공간(헤드룸)이 살짝 부족하다. 다리와 팔 공간은 비교적 여유롭다. 컵홀더가 2개씩, 에어컨 송풍구는 1개가 설치됐다. 여성이나 자녀들이 이용하기에는 충분해 보인다. 3열에 앉으려면 2열 시트를 옮겨야 하는데 2열에 아동용 시트를 설치한 상태에서도 가능하다. 또 2열과 3열 모두 등받이 각도조절이 된다.

인테리어는 Q50 등 신차의 것이 아닌, 기존 디자인 그대다. 이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지만 반대로 싫어하는 이들도 분명 있다. 연령대에 따라서도 다를 것이다. 센터페시아는 버튼이 많아서 헷갈릴 수 있지만 익숙해지면 오히려 편하다.

운전대 생김새는 다른 인피니티 차와 비슷하다 계기반도 예전부터 인피니티가 즐겨 쓰던 방식 그대로다. 아날로그 방식 속도계와 회전계 사이에 작은 모니터를 달아놨다. 요즘 나오는 차와 비교하면 화려한 디테일이 아쉬울 수 있지만 높은 연령대 운전자라면 적응하기가 쉬울 것 같다.

15개 스피커를 적용한 보스(BOSE) 캐빈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 실내로 들어오는 공기를 여과하고 이미 유입된 공기는 정화시켜 차내 공기의 질을 높이는 첨단 환경조절시스템(ACCS)은 은근히 쏠쏠한 기능이다.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의 2단 센터콘솔은 꽤 깊고 넓다. 위쪽은 스마트폰을 놓아두기 좋은데 모서리에 홈이 패여 있어 아래 칸의 시거잭을 이용할 때 선이 눌리지 않아 편리하다.

주차 시 움직이는 물체를 감지하는 기능이 추가된 어라운드 뷰 모니터(AVM) 시스템은 주차에 자신이 없는 여성운전자에게 특히 유용하다. 아울러 3열 좌석까지 설치된 커튼에어백, 후방추돌 시 경추손상을 줄여주는 액티브 헤드레스트(AHR)도 적용됐다.

아쉬운 건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이 빠진 점이다. 앞차와 거리, 차선을 유지해주는 첨단장비는 요즘 출시되는 차종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기능이다. 가격대를 고려했을 때 이처럼 운전자의 실수를 보조해주는 기능이 뒷받침돼야 하지 않을까. 신나게 달리는 것 말고도 안전하게 달리는, 주행의 또 다른 즐거움을 느낄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

*인피니티 QX60 트렁크입구 크기
트렁크 하단 10cm 위 부분의 폭 : 118cm
트렁크 입구 가운데 폭 : 118cm
트렁크 상단 10cm 아랫부분의 폭 : 108cm
입구 높이 : 76cm
입구부터 운전석 시트까지의 거리 : 207cm
인피니티 공식딜러 프리미어오토(주) www.infiniti-premi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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