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한 경쟁력을 갖춘 존재, 닛산 패스파인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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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상구 시승기] 분명한 경쟁력을 갖춘 존재, 닛산 패스파인더

법무법인 제하에서 자동차 부분 등의 특화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변호사이자 객원기자인 강상구 변호사가 닛산의 대형 SUV, 패스파인더의 시승에 나섰다.

이미 많은 차량의 시승을 통해 자동차에 대한 애착과 깊은 관심, 그리고 전문성을 드러냈던 강상구 변호사의 눈에 과연 닛산 패스파인더는 어떤 차량으로 평가될까?

*아래는 녹취를 바탕으로 각색되었습니다.

<평범하게 드러난 닛산의 감성>

패스파인더의 외형을 본다면 사실 프론트 그릴이 닛산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강조하는 것 외에는 특별히 유니크한 디자인 요소나 시그니처한 느낌은 없다.

이는 패스파인더가 가지고 있는 포지션 자체가 이미지 리딩이나 플래그십 모델이라기 보다는 ‘대중들을 위한 대중적인 차량’이라 그런 것이다.

그런데 기억을 되짚어 보면 과거의 닛산 차량보다 훨씬 더 보기 편한 느낌이다. 과거에는 닛산의 차량들을 보면서 ‘왜이리 괴팍할까?’라는 생각이 자주 들었다. 지금도 여전히 우악스러운 느낌은 있지만 예전보다 한층 정제된 느낌이 있어 충분히 이해하고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이 되었다.

확실한 건 패스파인더는 미국 시장에 참 잘 어울리는 SUV이고, 그 덕에 국내에서도 꽤나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는 대형 SUV로 포지셔닝 된다는 점이다. 국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진 못하고 있는 건 아쉽겠지만 그래도 꾸준히 패스파인더를 찾는 소비자들은 분명히 존재할 것이다.

<브랜드의 감성을 담은 실내 공간>

패스파인더의 실내 디자인은 ‘닛산으로 시작해 닛산으로 끝난다’고 평하겠다. 즉 전형적인 닛산의 디자인이 반영되어 있다는 것이다. 닛산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잘 드러나는 스티어링 휠, 계기판 그리고 센터페시아로 대형 SUV의 공간을 잘 채웠다.

바닥 높이가 다소 높은 편이지만 기본적으로 1열과 2열 공간도 넉넉하고 7인승 SUV로서도 충분한 가치가 있다. 전반적으로 대형 SUV에 대한 수요가 높은 미국 시장에 어울리는 그런 차량이라 할 수 있다. 게다가 보스 사운드 시스템이나 주요 편의 사양도 준수한 편이다.

다만 아쉬운 점은 분명한다.

바로 상품성에서의 아쉬움이 있기 때문이다. 사실 패스파인더는 미국시장에서는 대중적인 모델이다. 그렇기 때문에 차량 제조에 있어서 ‘미국 대중 브랜드, 대중 모델의 기준’이 반영되어 있다. 그런데 이게 왜 문제가 될까? 사실 미국의 이 기준은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다소 낮은 기준이기 때문이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해 동일 세그먼트 모델 중 국산 차량보다 패키징이나 제조 품질이 높은 차량을 쉽게 찾아보기 어렵다. 그렇기 패스파인더에 적용된 제조 기술은 국내 소비자들에게 허술한 기준으로 투영되는 것이다.

실제 패스파인더에 적용된 소재나 조립 품질, 마감 품질 등을 직접 살펴보니 ‘가격이 조금 더 저렴했다면..’하는 바람이 머리 속을 가득 채웠다. 솔직히 한국에서 판매되는 가격이 결코 비싼 가격은 아니겠지만 5천 만원대의 가격이라고 한다면 소비자들이 바라는 기준이 지금의 패스파인더보다는 더 높은 수준에 있을 가능성이 높다.

패스파인더는 의외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독일차가 인기인 건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독일차의 성향, 그러니까 드라이빙이나 승차감을 좋아하는 건 아니다. 그 엠블럼이나 브랜드의 후광을 좋아하는 것이다.

일부 스포츠카 마니아들을 제외한다면 되려 실제적인 주행 감성 등에서는 렉서스나 쉐보레, 링컨 등 미국 시장을 고려하거나 미국 브랜드 쪽에 조금 더 만족감이 높은 것이 사실이다. 아마 블라인드 테스트를 한다면 시장 점유율과 많이 다른 결과가 나올 것이다.

그런 부분에서 패스파인더의 주행 감성은 분명 가능성이 있다. 닛산 고유의 거칠고 긴장된 느낌은 조금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지만 대형 SUV가 갖춰야 할 넉넉함과 여유로움이 확실히 전해진다. 그 부분은 속도가 낮든, 높은 꾸준하게 느껴지는 매력이 있다.

다만 패스파인더의 무기 중 하나인 VQ 엔진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는 조금 회의적이다. 집에 완전히 같은 엔진은 아니지만 보다 구형의VQ 게열의 엔진을 탑재한 차량이 있는데 패스파인더의 이 엔진이 구형의 엔진 대비 출력 외에 특별히 달라진 게 무엇인지 조금 의문이다.

물론 회전 질감, 가속 시의 풍부한 느낌, 고유의 사운드 등 이런 부분은 여전히 매력적이지만 근래의 다른 V6 엔진들과 1:1 대결 구도를 그리기엔 효율성이나 저속에서의 무게감이 덜 다듬어진 느낌이다. 그리고 닛산은 이미 VQ 엔진보다 더 좋은 엔진을 갖추고 있는 브랜드다.

엑스트로닉 CVT, 이건 정말 괜찮은 변속기다. CVT는 기본적으로 재미가 없고 특유의 이질감이 느껴진다는 것이 시장 대다수의 평이다. 하지만 닛산의 차량에 적용된 변속기들은 ‘변속의 느낌’을 잘 살리면서도 상황에 따라 CVT의 강점을 제대로 활용하는 모습이다.

다만 효율성 개선에 대해서는 이번 시승에서는 제대로 확인할 수 없었는데 워낙 무거운 차량이라 그리 높은 성과는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아 보인다.

<거칠지만 부드러운, 닛산의 드라이빙>

시승을 하면서 예전에 시승을 했던 파일럿과 은연 중에 비교를 하게 되었는데 두 차량의 움직임은 혼다와 닛산, 두 브랜드의 일반적인 반응을 그대로 드러낸 것 같았다. 혼다의 경우에는 의도되었지만 풍부한 한계로 경쾌한 드라이빙을 느낄 수 있고, 닛산은 부드러움 속에서도 스포츠카 브랜드의 자신감이 느껴지는 견고함을 맛볼 수 있는데 패스파인더 역시 마찬가지였다.

실제 패스파인더는 일상적인 상황에서는 부드럽고 또 너그러운 모습이지만 속도를 높이고 코너를 파고들 때에면 견고하고 탄탄하게 받쳐주며 스포티한 감성 쪽에서 한껏 어필하는 모습이다. 어떤 것이 더 좋은 세팅이라 말하긴 어렵겠지만 분명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일 것이다.

<튜닝승인에서 자유로운 패스파인더>

개인적으로 인상적인 부분은 바로 패스파인더의 후면 범퍼에 적용된 순정 트레일러 히치 및 전원 소켓이었다. 순정부터 트레일러 히치가 장착되어 있는 만큼 추후 카라반이나 트레일러 견인을 위한 별도의 장치를 추가하지 않아도 된다.

덕분에 튜닝승인(구조변경)이라는 행정 절차도 건너 뛸 수 있어 편하다. 다만 히치 및 전원 소켓 규격이 미국 방식이기 때문에 사용 등에 있어 유의할 필요가 있다.

<미국의 감성이 담긴 존재, 패스파인더>

패스파인더는 일본 브랜드, 닛산의 작품이지만 이 차를 가장 간단하게 표현한다면 ‘미국차’라는 표현이 가장 어울릴 것 같다. 차량을 살펴볼수록 미국 특화 모델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시승을 하면서 아주 좋은 점수를 주긴 어렵겠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쁜 의미보다는 좋은 의미를 더 부여하고 싶다. 실제 패스파인더는 분명 극복해야 할 단점이 있지만 분명한 강점을 가지고 있고 또 이목을 끌 요소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신형 패스파인더에서 한 단계 도약을 기대할 수 있겠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 강상구 객원기자(법무법인 제하 변호사)

출처 http://www.hankookilbo.com/v/7067754ED13AF70BA6F3ACE31D4536E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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