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 특별함을 주는 차, 인피니티 QX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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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는 빠르게 변하고 흐름은 쉽게 바꿀 수 없다. 자동차도 마찬가지다. 인기 차종은 세단에서 SUV로 빠르게 넘어갔고 자동차 회사들은 앞다퉈 다양한 크기와 컨셉트를 가진 SUV를 쏟아내고 있다. 인피니티도 대열에 적극 동참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시작에는 QX30이 있다. 인피니티 SUV 라인업인 QX시리즈의 막내를 담당하지만 포부와 존재감은 형들보다 한수 위다.

▲디자인&상품성
 QX30은 소형 해치백인 Q30을 바탕으로 높이를 껑충 올린 크로스오버 형태를 띠고 있다. 그래서인지 첫 인상은 Q30과 크게 다르지 않다. 독특한 패턴으로 감싼 그릴과 커다란 인피니티 로고, 얇은 눈매를 가진 LED 헤드램프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범퍼 밑 부분과 안개등 모양이 살짝 다르지만 자동차 마니아가 아닌 이상 쉽게 알아차리기 힘들다.

Q30보다 40㎜ 올라간 차체 덕분에 옆은 늠름하고 듬직한 모습이다. 두툼한 플라스틱으로 마감한 휠 하우스와 편평비가 높은 타이어도 차의 컨셉을 고려한 이상적인 구성이다. 보닛에서 시작해 테일램프까지 이어지는 물결무늬 캐릭터라인은 우아하다. 빛을 받으면 세련된 감각은 배가 된다. 크롬 도금을 두른 창문 몰딩과 부메랑 모양의 C필러는 개성 넘치는 차의 성격을 잘 보여준다. 뒤는 곡선이 많고 트렁크에 주름을 잡아 화려하다. 두 개의 사각 배기구는 Q30과 같지만 금속 재질의 은색 디퓨저를 추가해 차별화했다.

실내는 르노닛산과 다임러AG 기술 제휴의 결과물이 고스란히 들어있다. 먼저 운전자 중심 대시보드와 수직형 센터페시아가 인상적이다. 요즘은 보기 드문 CD체인저를 비롯해 공조장치와 각종 버튼은 모두 벤츠에서 보던 것과 같다. 스티어링 휠과 시트 조절 버튼은 물론 계기판도 마찬가지다. 인피니티만의 특징은 꼼꼼하고 세심한 마감에서 찾아볼 수 있다. 대시보드를 덮은 가죽이나 스티치 형태, 시트 품질이 뛰어나 자꾸만 어루만지게 된다. 반면 인피니티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개선이 필요하다. 경쟁 차들과 비교해 반응이 느리고 화질이 떨어진다. UI구성이나 각종 정보 제공도 미흡하다.

2열은 여유롭다. 시트가 커서 탑승객을 안락하게 감싸고 바닥이 평평해 가운데 좌석도 제법 탈만하다. 또 턱이 낮고 문이 열리는 각도가 넓어 타고 내리기도 쉽다. 트렁크는 Q30과 같은 430ℓ다. 바닥에는 보스 우퍼가 있어 자투리 수납공간은 없다. 60:40분할 접이식 기능으로 시트를 폴딩하면 그나마 넉넉하게 물건을 실을 수 있다.

  ▲성능
엔진은 벤츠에서 가져온 직렬 4기통 2.0ℓ 터보 가솔린 엔진으로 최고 211마력, 최대토크 35.7㎏·m를 발휘한다. 처음 가속페달을 밟았을 때 생각보다 차분한 반응을 보인다. 초기 감각이 예민하지 않아 운전이 서툰 사람도 쉽게 다룰 수 있다.

어느 정도 속도를 올려 탄력을 받기 시작하면 경쾌하고 시원하게 앞으로 나간다. 고속 영역에서는 가솔린 특유의 여유로운 출력을 앞세워 답답함을 느끼기 힘들다.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는 필요한 부분에서 정확하게 맞물려 동력을 전달한다.

운전 모드는 에코와 스포츠, 매뉴얼로 나뉜다. 모드 변화에 따라 차이는 크다. 그중에서도 스포츠 변화가 두드러지는데 한 층 빨라진 스로틀 반응과 엔진 소리가 운전자를 자극한다. 고속 안정성이 좋아 몸으로 느끼는 체감 속도는 계기판 속도보다 빠르지 않다. 생각보다 높은 속도를 가리키는 계기판 바늘을 보고 나서야 브레이크 페달에 발을 옮긴다.

굽이 치는 고갯길에서 QX30의 작고 아담한 차체가 장점으로 다가온다. 벤츠 A클래스와 동일한 MFA플랫폼은 가볍고 강성이 뛰어나 빠른 코너 탈출에 도움을 준다. 기본으로 들어간 네바퀴굴림 시스템도 운전자에게 믿음을 주는 요소다. 다만 서스펜션이 부드러워 코너를 정복하듯이 거칠게 질주하는 건 한계가 있다. 직관적인 감각이 덜한 핸들링도 마찬가지다. QX30을 가지고 격하게 코너를 내달리는 운전자는 없을 테니 방향을 고려하면 큰 단점은 아니다. 또 승차감을 해치지 않아 일상 주행에서 오히려 이상적이다.

 ▲총평
 인피니티 QX30은 넘쳐나는 요즘 SUV와 다른 길을 걷는다. 세련된 디자인과 섬세한 마감으로 눈길을 사로잡고 부담 없는 차체와 다루기 쉬운 운전 감각을 내세워 소비자를 공략한다. 여기에 부드러운 가속감이 일품인 가솔린 엔진과 반전 매력을 경험할 수 있는 스포츠 모드는 경쟁차를 앞선다. 남들과 다른 특별한 입문형 SUV를 원한다면 QX30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가격은 에센셜 트림 4,360만원, 시승차인 프로어시스트 트림은 4,81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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