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젊은 세대들에게 있어 자동차는 자신을 표현하는 하나의 수단이다. 특히 수입차 열풍이 불면서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 굵직한 브랜드뿐 아니라 희소성 있는 럭셔리 브랜드도 눈길을 끌고 있는데 재규어 역시 그중 하나다.
이번에 시승한 재규어XF 20d는 대중적인 차는 아니다. 지난 8월까지 298대만 팔렸다. 만만치 않은 가격(6870만 원)에 AS 퀄리티에도 불만을 표하는 고객이 많다.
다만 차는 정말 예쁘다. 영국 브랜드 특유의 감성을 담아 늘씬하게 뻗은 외관은 단박에 시선을 사로잡는다. 승차감도 좋고 묵직한 맛도 있다.
시승은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 호텔부터 인천 송도 경원재 엠배서더 호텔까지 편도 45km에서 진행됐다.
◆ 브리티시 감성 묻어나오는 인테리어, 이게 바로 럭셔리 세단
처음 재규어XF 20d를 보자마자 느낀 소회는 럭셔리하다는 점이다. 영국 신사들이 탈 법한 실루엣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전장 4954mm, 전폭 1880mm 전고 1457mm인데 곡선으로 꾸며진 외관 탓인지 조금은 더 크게 느껴진다. 트렁크 역시 505L로 충분한 크기를 갖추고 있다.
내부는 그야말로 감탄이 절로 나온다. 관리가 까다롭다는 오렌지컬러 시트지만, 확실히 차 디자인으로 보면 블랙 시트와는 확연한 차별성을 보인다. ‘나만의 공간’이라는 느낌을 갖기에 딱이다.
꼼꼼한 마감 처리는 과연 영국산답다. 운전석 도어에서부터 대시보드, 조수석 도어까지 길게 이어지는 랩어라운드의 구조가 인상적이다. 특히 시동을 걸면 에어벤트가 360도 회전하며 오픈될 뿐 아니라 다이얼 방식의 기어 변속기도 숨겨둔 자태를 드러낸다. 시트 포지션이 낮은 편이지만 딱히 불편할 정도도 아니다.
휠베이스도 2960㎜로 실내공간 역시 꽤 넉넉하다. 2열을 처음 앉았을 땐 179cm 신장의 기자에게 다소 좁다는 느낌이 들었으나 착좌감이 좋아 금방 적응이 됐다.
다만 네비게이션 터치 감도가 생각보다 좋지 못했고 윈도우 버튼은 도어 상단에 위치해 팔이 짧은 운전자라면 불편함을 느낄 수 있겠다. 시트 히팅 온도 조절은 가능한데 쿨링 시스템이 없다는 점은 너무 아쉽다.
◆ 묵직한 주행, 호불호 갈릴 수도
시승한 재규어XF 20d AWD는 2.0리터의 I4 터보 디젤과 8단 자동 변속기로 180마력과 43.9kg.m의 토크를 자랑한다. 공인 연비는 복합 기준 12.4km/L로 도심(11.0km/L)과 고속(14.7km/L) 모두 뛰어난 연비를 자랑한다.
처음 시동을 걸고 액셀을 밟았을 때 확 치고 달린다는 느낌은 적었다. 그동안 가볍게 달리는 차들에 익숙해진 탓일까. 토크가 두껍게 느껴졌다. 가볍게 휙휙 달리는 차를 좋아하는 소비자라면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겠다. 실내 정숙도 역시 높은 점수를 주기는 어려울 것 같다.
다만 그만큼 안정감이 있다. 다이내믹 모드로 질주하면 하체가 더 단단해지고 순간 반응 역시 빠른 편이다. 오래 달려도 피로가 느껴지지 않는다. 스티어링 휠의 조작감도 부드러워서 개인적으로 만족스러웠다.
재규어XF 20d의 출고가는 트림별로 5920만 원~9490만 원에 형성돼있다. 선뜻 선택하기 쉽지 않은 가격이지만 제값을 하는 자동차라는 점은 분명하다. 대중적인 수입차에서 벗어나 ‘나만의 수입차’를 원하는 소비자라면 재규어를 눈여겨봐도 좋을 듯하다.
기사출처 –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http://www.consumernews.co.kr/?mod=news&act=articleView&idxno=534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