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오토모빌] 자연을 즐기는 오프로더…부드러운 도심 주행 인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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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드로버 ‘올 뉴 디펜더 90’는 지난 2019년 재출시 이후 선보인 2세대다. 원작의 장점이었던 오프로드 성능을 한층 개선하고, 내·외관을 현대적인 감성으로 재해석했다.

제조사가 ‘73년 헤리티지(Heritage)’를 강조하는 이유는 모델의 역사에 있다. 디펜더는 지난 1948년 출시 이후 오프로더의 왕좌를 지켰왔다. SUV(스포츠유틸리티차) 출현과 세단의 높은 선호로 2015년 단종됐다가 부활했다. 도심에서 자연으로, 자동차의 본질을 탐구하고 즐기는 운전자를 위한 랜드로버의 새로운 전략으로 볼 수 있다. 디펜더는 디자인이 구매 목적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모델이다. 그만큼 ‘하차감’의 매력이 독보적이다. 각진 외형의 쇼트 보디 오프로더는 마땅한 경쟁자가 떠오르지 않을 정도로 개성이 넘친다.

짧은 오버행과 오프로더의 장점을 살린 접근각과 이탈각을 높은 하체, 짧은 휠베이스는 자신감을 부여한다. 운전자에게 어떤 지형에서도 날렵하게 탈출할 수 있을 듯한 도전 의식을 부여한다.

이른바 ‘하차감’만큼은 최고가 아닐까. 멋과 실용성을 중시하는 1~2인 가구에 적합해 보인다. 차체와 바닥 간 거리가 멀어 어디든 갈 수 있다는 점도 매력 포인트다. [정찬수 기자]
2열은 1열 의자를 젖히고 탑승해야 하지만, 거주성은 결코 부족하지 않다. 다만 적재공간을 활용하려면 2열 폴딩기능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정찬수 기자]

3도어(door)에 대한 편견은 실내로 들어서면 자연스레 사라진다. 팔을 쭉 뻗어야 닿는 조수석부터 의자를 젖히고 들어가야 만날 수 있는 2열 등 거주성이 광활하다. 실제 전장과 전폭은 4583㎜, 1996㎜다. 전고는 1974㎜로 일반적인 성인 남성의 키보다 크다. ‘올라 탄다’는 표현이 어울린다.

운전대 일부와 도어 트림에 프레임을 노출해 남성적인 면을 부각한 인테리어도 ‘취향저격’이다. 자연의 푸른 색이 주는 영감을 온전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파노라믹 루프’와 2열을 완전하게 접어 확장(최대 1263ℓ)되는 트렁크 시스템도 마음에 든다.

높고 넓은 시야와 첨단 장비로 운전은 쉽다. 다만 한 덩치는 감안해야 한다. 차선을 꽉 채우고 달린다. 일반 SUV가 작아보일 정도다. 후면 주차가 익숙해질 때까지도 시간이 필요하다. 완성도 높은 경고 시스템과 달리 큰 차체를 받아들이기엔 국내 주차장 사정이 비좁은 탓이다.

12.3인치 디지털 클러스터와 LG전자와 공동으로 개발한 ‘PIVI Pro’가 탑재된 10인치 디스플레이도 수준급이다. 물리 버튼의 구분감은 명확하고 디스플레이 전환은 부드럽다.

엔진은 최근 제조사가 발표한 4P(Product·Price·Powertrain·PIVI Pro) 전략에 맞춰 설계됐다. 심장은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MHEV) 기술로 효율을 끌어올린 신형 인제니움 3.0ℓ 인라인 6 디젤 엔진이다. 최고출력 249마력, 최대토크 58.1kgf.m다. 연비는 복합 기준 9.5㎞/ℓ다.

신형 인제니움 3.0리터 인라인 6 디젤 엔진은 마일드 하이브리드 기술과 짝을 이뤘다. 최고출력은 249마력, 최대토크는 58.1kg.m이다. [정찬수 기자]
높은 시야와 간결하게 정리된 운전석이 돋보인다. LG전자와 공동 개발한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PIVI Pro’도 탑재됐다. 원격 업데이트도 기본이다. [정찬수 기자]
차체 골격이 드러나는 인테리어는 독특한 디자인과 함께 강한 신뢰감을 준다. 보조석에 마련된 수납공간은 덤이다. 차가운 금속 재질과 디펜더 로고가 어울린다. [정찬수 기자]

인상적인 부분은 도심주행이다.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초기 가속의 부드러움을 다듬고, 디젤 엔진이 RPM을 더해 속도계 바늘을 올린다. 특히 디젤 엔진은 소음과 진동은 물론 가속감까지 가솔린 엔진을 닮았다. 시속 100㎞를 넘어서는 시점부터 풍절음이 실내로 유입되지만, 거슬리지 않는다. 그만큼 NVH(Noise·Vibration· Harshness) 대책은 훌륭했다.

움직임 역시 기대 이상이다. 급가속과 급브레이크는 물론 회전 반경이 큰 곡선 주행에서도 안정적이다. 짧은 휠베이스와 전자동 지형 반응 시스템이 험로부터 고속도로까지 운전자에게 높은 신뢰를 준다. 차체가 뒤뚱거릴 수밖에 없는 험로에서도 단단함과 푹신함의 조화가 두드러졌다. 전자식은 아니지만, 효율적으로 조율된 서스펜션이 알루미늄 모노코크 차체를 견고하게 지탱한다. 숨겨진 첨단기능도 다양하다. 16개의 개별 모듈로 원격으로 업데이트 할 수 있는 SOTA(Software-Over-The-Air)와 순정 T맵 내비게이션, 1년 무상 데이터 플랜이 포함된 ‘eSIM’ 등이 대표적이다. 애플 카플레이·안드로이드 오토 등 폰프로젝션과 냉장기능을 품은 센터 콘솔 등 곳곳에서 배려도 넘친다.

‘올 뉴 디펜더 90’의 5년 서비스 플랜 패키지를 포함한 판매 가격은 D250 S 8420만원, D250 SE 9290만원이다.

파노라믹 선루프와 2열 상단에 마련된 루프는 디자인적인 요소 외에도 자연을 한눈에 담기에 좋다. [정찬수 기자]
전원 콘센트와 2열 USB-C 단자 및 열선 등 편의장비는 풍성한 편이다. 야외활동에 최적화한 구성에도 공간의 제약으로 완전한 차박(車泊)이 어렵다는 점은 아쉽다. [정찬수 기자]

 

기사출처 – 헤럴드경제(http://news.heraldcorp.com/view.php?ud=20211116000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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