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페이지를 만들어 보겠다고 호기롭게 나모 웹에디터를 시작했던 적이 있었다.
며칠 만지작거리다가 머리에 쥐가 나 금세 포기해버렸지만… 세상이 변했다. 누구나 자신의 블로그를 가지고 있다.
물론 천편일률적인 블로그 홍수 속에서 차별화 되려면 뭔가 다른 점이 필요하다. 그 해답은 ‘워드프레스’다.
‘워드프레스’는 블로그 플랫폼을 이용해 차별화된 웹사이트를 만들 수 있어 식상한 블로그 형식을 탈피할 수 있다. 게다가 따로 학원을 다니며 배우지 않아도 될 정도로 만들기가 쉽다고. 홈페이지와 블로그를 합쳐 놓은 반응형 웹에 기타 SNS 연동, 검색 최적화까지 가능하니 어설픈 홈페이지보다 훨씬 낫다.
워드프레스는 2003년 매튜 멀린워그(Matt Mullenweg)가 개발한 오픈 저작물 관리 시스템(CMS: Contents Management System)이다. 멀린워그는 이 기발하고 손쉬운 서비스를 사회에 환원했다. 2010년 워드프레스 재단을 만들어 이 시스템을 누구나 무료로 사용할 수 있게끔 했다. 벌써 개발된 지 10년이 지난만큼 처음에 비해 훨씬 다양한 플랫폼과 결합된다. 덕분에 전세계의 1/6의 웹사이트가 이 워드프레스로 만들어졌다.
CNN, 뉴욕타임즈, 로이터 등 전세계 사람들이 찾는 사이트에도 워드프레스가 적용됐다. 우리나라는 액티브 엑스의 덫 때문에 제약이 꽤 있지만 그럼에도 점차 워드프레스의 활용도가 높아지는 추세다. 지난 2012년, 서울시는 시민과 소통의 장을 넓히기 위해 블로그 형식의 ‘정보소통광장’을 만든 바 있는데 당시 이 사이트가 워드프레스로 만들어졌다. 최근에는 삼성전자, LG전자 등의 글로벌 기업들이 워드프레스 기반의 기업형 블로그를 만들고 있다. 현대종합상사는 기업 홈페이지 자체를 워드프레스로 구축해 활용의 다양성을 제대로 보여줬다. 연합뉴스TV의 경우, 실시간 인터넷 방송 사이트를 워드프레스로 구축해 워드프레스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시험해봤다.
이렇게 유용한 워드프레스가 구축도 쉬우니 마다할 이유가 없다. 일단 도메인과 호스팅할 서버만 준비되면 클릭 몇 번으로 간단하게 웹사이트를 구축할 수 있다. 표준 기준은 알아서 준수해서 만들고 반응형 웹인만큼 모바일, 태블릿, 일반 PC에 알아서 최적화시킨다.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을 통한 공유 기능도 갖추고 있고 검색 지원도 가능해 노출에 대한 것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오픈 소스 기반으로 제공되는 테마와 플러그인을 사용자가 원하는 것으로 고르면 된다. 어떤 테마를 고르느냐에 따라 웹사이트의 분위기를 전환할 수 있는 것. 대부분 무료 소스지만 투자를 조금 해서 고급 테마와 플러그인을 구매하면 더 차별화 된 사이트를 만들 수 있다. 자신만의 테마와 플러그인을 만들어 공유하는 것도 꽤 보람찬 일이 될 수 있다.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들은 있다. 해외의 플랫폼을 기준으로 만들어졌으니 우리나라 사람들에겐 익숙지 않은 부분들이 분명 있다. 한글 지원이 불안정하다는 것도 문제다. 멋스럽던 테마도 어색한 한글 폰트가 붙으면 촌스러워 지기 십상이다. 만약 워드프레스로 쇼핑몰을 만들 예정이라면 문제는 더 커진다. 보안적인 요소나 국내 결제 시스템과의 연계 등이 개선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이럴 땐 국산 오픈 소스 CMS인 ‘익스프레스엔진’(XE), ‘그누보드’, ‘킴스큐’ 등이 차선책이 될 수 있다. 워드프레스처럼 위젯이나 스킨 등을 제공하니 얼마든지 블로그와 다른 형식을 가질 수 있다.
SNS는 자유자재로 기업과 고객이 만나는 소통의 장이 될 수 있다. 문제는 얼마나 쉽게 잘 만드느냐에 있다. 어렵게 돈 들여 돌아가지 말고 워드프레스를 이용하면 쉽고 빠르게 고객과 소통할 수 있다. 대세를 따라야 할 때다.
글 | KCC정보통신 SI사업 2팀 김용환 선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