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규어 랜드로버가 가진 경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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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0월이었다. 재규어 랜드로버 코리아로부터 RV Event(중고차 잔존가치 회의) 참석 초대장이 날아왔다. 우리는 영국 현지 런던 근교 버밍햄과 게이돈에서 열리는 이번 회의를 통해 영국에서 재규어 랜드로버의 잔존가치를 몹시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재규어 랜드로버 중고차 잔존가치는 인증중고차 사업에 성공의 키를 쥐고 있는 가장 중요한 요소다. 재규어 랜드로버 인증중고차 아시아 퍼시픽을 대표해 이번 회의에 참석하게 된다는 사실에 매우 흥분됐다. 한편으로는 KCC홀딩스 인증중고차 사업부를 대표한다는 책임감 때문에 긴장이 되기도 했다.

이번 회의의 주체는 코퍼레이트/플릿 세일즈 팀이다. 주로 잔가보장 프로그램으로 대량판매를 전담하는 부서. 앞으로 출시될 8개 신 모델의 잔존가치에 대해 각국의 잔가 관련 업체(잔가 보장업체, 금융사, 딜러사)들과 함께 협의, 분석이 필요해 이번 행사를 주체했다. 논의된 내용들은 신차 출시 가격, 옵션, 조건 등에 일부 반영될 예정이며 잔가업체와 금융사 의견을 반영해 잔존보장 상품 개발에 크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한다.

단체샷

이번 일정은 재규어 랜드로버 코리아 직원 1명, 제휴 금융사 KB캐피탈 직원2명, 그리고 나를 포함해 4명이 한국팀으로 움직였다. 우리는 11월 23일 일요일 오후에 런던 히드로 공항에 도착해 약 40분 정도 고속도로를 달려 버밍햄 숙소에 짐을 풀었다. 아직 11월이었지만 버밍햄 시내는 크리스마스 분위기에 흠뻑 취해있었다.

다음날 호텔 앞에 대기한 레인지로버 스포츠를 타고 첫번째 일정인 ‘신차별 프레젠테이션 및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캐슬 브롬위치에 있는 재규어 공장으로 향했다. 재규어 공장에 들어서자마자 철저한 보안 때문에 참석자 모두는 스마트폰에 비닐 커버를 씌워야 했다. 혹시 사진 촬영을 할 경우를 대비해서다. 사진촬영 불가란 소리는 필자에게 청천벽력 같은 소리였다. 현장 분위기를 한국으로 전달할 책임이 있었기 때문. 다행히 현지 담당자에게 사정을 이야기하고 행사 시작 전에 현장 사진을 담을 수 있도록 양해를 구했다. 행사가 시작되자 무려 8개 신차 모델에 대한 발표가 이어졌다.

빨간 천으로 덮여있는 차량은 곧 출시를 앞둔 재규어 XE 모델이다

빨간 천으로 덮여있는 차량은 곧 출시를 앞둔 재규어 XE 모델이다

한국시장에 새롭게 출시될 재규어 XE를 비롯해 디스커버리 스포츠, 내년에 출시될 XF 신형, 디스커버리 신형, 3년 후 출시될 재규어 최초의 SUV까지 앞으로의 랜드로버 트렌드를 한 자리에서 볼 수 있었다. 발표가 끝나면 지역별 시장 상황을반영해 각 모델의 향후 잔존가치에 대한 회의를 벌였다.

회의를 통해 재규어 랜드로버가 경쟁력 확보를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볼 수있었다. 앞으로 출시되는 신차를 토대로 재규어는 다시 한 번 도약하고, 랜드로버는 입지를 더욱 강화하는 전략을 세웠다.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건 행사의 구성이었다. 10여 개의 길고 짧은 프레젠테이션이 진행되는 동안 파트별 포맷이 하나의 통일감 있게 구성됐다. 행사 자체도 매우 체계적이고 효율적이었으며 직원들과 그룹사의 열정이 눈에 보였다. 이런 것이 바로 수치로 나타나는 기술력보다 재규어 랜드로버가 가진 감성이자 강점이다.

시승로드

다음 날 우리는 어제 발표했던 신차 중 재규어 XE, XF 그리고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스포츠를 시승할 수 있었다. 시승을 위해 버밍햄에서 약 1시간 정도 떨어진 게이돈 재규어 랜드로버 프로빙 그라운드로 이동했다. 한국 신차출시 때나 하던 시승을 생각했던 필자는 게이돈 프로빙 그라운드의 규모를 보고 깜짝 놀랐다. 일반적인 트랙을 중심으로 주변에 수십개의 오프로드 환경이 조성되어 있었다.

가장 먼저 시승한 것은 하반기 출시 예정인 디스커버리 스포츠였다. 디자인과 실내 공간만 보고서도 성공이 예감될 정도로 시선을 끄는 차량이었다. 오프로드 코스에 진입하니 광고에서나 본 험로들이 펼쳐졌다. 차가 엎어질 듯한 급경사 구간, 진흙, 바위길, 자갈길, 장애물 코스 등 믿기지 않는 환경을 무자했다. 작은 방지턱이 모여있는 길에서 차가 심하게 흘려 긴장하자 동승한 관계자가 “차가 부서질 듯 운전해 보라”면서 오히려 재미있어 했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55km/h까지는 마음대로 달려도 된다고, 실제로 테스트할 때도 그렇게 진행한다고 했다. 만약 일반 자동차였다면 범퍼가 빠져도 이상하지 않을도로였다. 과연 랜드로버가 왜 세계 최고의 SUV인지 알 수 있었다. 이 차를 시승한 한국팀을 비롯해 러시아 북미팀 모두가 한 마디로 “갖고 싶다”고 외쳤다. 앞으로 향후 2~3년 동안은 글로벌 시장에서 물량이 없어 팔지 못하는 차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재규어 랜드로버는 영국 왕실로부터 3개의 로얄 워런트를 받았다

재규어 랜드로버는 영국 왕실로부터 3개의 로얄 워런트를 받았다

점잖은 재규어는 일반 트랙에서 시승했다. XE는 재규어 특유의 주행 성능과 압도적인 연비로 무장하고 야심차게 출시되는 신모델이다. 2011년 BMW 영업사원으로 근무하던 시절, 영종도 트랙에서 당시 처음 출시한 3시리즈를 시승했었다. 다이나믹한 주행성능과 압도적인 연비가 놀라웠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XE가 3시리즈를 뛰어넘는 성능과 연비를 보여준다고 해 기대하고 있었다. 직접 타보니 반응 속도, 가속력, 코너링 그립감이 뛰어난 차량이었다. 동승자이자 프로 드라이버인 마크는 지금 시승하는 차가 프로토타입이라 많이 노후해 제 성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는데 필자가 느끼기엔 충분히 뛰어난 성능이었다.

지금까지 경험한 시승이 그저 일반적인 시승 이벤트인 줄 알았다. 그런데 시승도중 관계자를 통해 RV Event에 참가한 우리들이 재규어 랜드로버 직원 이외에 처음으로 프로토타입 신차를 시승한 사람들이라는 사실을 들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아주 영광스러운 시승 행사였다. 재규어 랜드로버 관계자만큼 신차를 빠르게 접할 수 있다니 다시 한 번 재규어 랜드로버 플릿 & 코퍼레이트세일즈 팀과 재규어 랜드로버 코리아, 그리고 KCC홀딩스에 감사를 드린다.

글 | 인증중고차사업부 김지훈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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