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와 모바일, 그리고 최신 IT기기가 연결된다는 사실은 이제 두말하면 잔소리.
그보다 어떻게 연결되는지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필요한 상황이다.
그렇다고 해서 복잡한 기술을 살피기 시작하면
인터스텔라에 나온 갖가지 물리법칙만큼이나 머리가 아플 테니 어려운 부분은 가볍게 패스.
알기 쉬운 내용으로 간추려 봤다.
1. 메르세데스-벤츠, ‘자율주행차’
20여 년 전, 미국 IT의 심장부라 불리던 실리콘밸리에는 자동차 회사들이 하나둘씩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먼저 입성한 곳이 바로 메르세데스-벤츠. 실리콘밸리는 미래형 자동차의 전진 기지가 된지 오래다. 이번CES를 통해 공개한 컨셉카 F015 럭셔리 역시 실리콘밸리에서 태어난 미국 태생의 자동차다. 순수 독일 혈통의 적통성을 자랑하던 메르세데스-벤츠의 아메리칸 드림인 셈.
실제 사용을 목표로 개발 중인 자율주행차라지만 아직까지는 컨셉카의 느낌이 물씬 풍긴다. 너무 미래지향적이랄까. 더구나 실내는 더욱 파격적. 라운지를 테마로 삼았다. 4개의 시트를 기차처럼 마주 보면서 갈 수 있고 문짝 4개는 모두 90도 젖힐 수 있어 타고 내리기 편하다. 운전은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차량에 내장된 각종 센서와 GPS가 서로 조율해 가면서 지정된 경로로 갈 테니. 도로를 달리는 회의실을 꾸미는 게 가능하다는 이야기. 이렇게 우리는 영화 속 현실에 한 발짝 더 나아가고 있다.
2. 재규어 랜드로버, ‘운전자 모니터 시스템’
재규어 랜드로버는 안전으로 눈을 돌렸다. CES에서 공개한 기술은 바로 졸음 운전 방지 기술. 바로 DMS(Driver Monitor System) 시스템이다. DMS 시스템은 실시간으로 운전자의 눈을 감시하다가 운전자가 졸거나 집중력이 떨어질 즈음이면 경고음을 내며 정신을 차리게 만든다. 말이 운전자 보호지 실제는 차량 자체가 사고로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함이니 자체 보호 모드라고 부르는 게 맞다.
DMS 기술에도 최신 IT 기술이 녹아들어있다. 인텔, 시잉 머신과 공동 개발한 기술로 운전자의 눈동자와 얼굴을 꼼꼼히 살피면 코어 i7 프로세서는 실시간으로 운전자의 상태를 파악한다.
고스트카 기술은 운전자에게 정보를 보다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시스템이다. 예를 들어 대형 트럭에 가린 도로 옆 표지판을 윈드스크린에 띄워 주거나 주행 차선을 진행 방향에 그대로 덮어씌워 길 안내를 돕는다. 선글라스를 쓴 상태에서도 감지가 가능하다고 하니 졸음운전 역시 역사 속으로 사라질 날이 머지않았다.
3. 폭스바겐, ‘제스처’
폭스바겐 골프 라인업 중에서 가장 강력한 R에 터치를 더했다? 터치의 가장 큰 컨셉은 모든 동작을 손짓 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 복잡한 버튼이 없이도 차량 내부 공조기나 선루프, 시트 조절 등의 기능을 조작할 수 있다. 기존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3가지 디스플레이를 통해 독립적으로 구현된다. 먼저 널찍한 12.8인치 모니터는 터치스크린, 8인치 컨트롤 센터는 차량 정보나 공조기, 미디어 재생 등을 위해 쓰인다. 마지막으로 12.3인치 액티브 인포 디스플레이는 기존 계기반 역할을 대신하게 된다.
4. 볼보, ‘자전거 충돌 방지 기술’
볼보의 주인이 바뀌면서 전통적인 슬로건도 ‘Volvo for Life’에서 ‘Design around you’로 바뀌었다. 솔직히 볼보의 성격 역시 바뀔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그건 기우더라. 볼보는 디자인도 일신함과 동시에 자동차와 자전거의 충돌 방지 시스템까지 공개하면서 인간의 대한 사랑(?)을 어김없이 과시했다. 볼보는 헬멧 제조사인 POC, 통신사인 에릭슨과 함께 자동차와 자전거의 충돌 사고를 없애기로 발 벗고 나선 것. 자전거용 특수 헬멧을 착용한 사람이 스마트 폰을 통해 차량과 양방향 통신을 하면 자전거 타는 사람과 차량의 운전자 모두에게 충돌 방지를 위한 경고가 울린다. 유럽에서는 자전거 사고로 사망한 사람의 50%가 자동차와의 사고라고. 볼보 자동차는 이 기술의 조기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5. BMW M4, ‘레이저 라이트’ / ‘커넥티드 드라이브’
BMW는 CES에서 M4 컨셉 아이코닉 라이트(Iconic Lights)를 공개했다. M4 쿠페를 기본으로 한 컨셉카로 BMW가 i8에 최초로 도입한 지능형 레이저 라이트 기술을 적용한 것. 카메라와 센서, 운전자 지원 시스템과 연계해가장 효율적으로 앞을 비추는 방식. 예를 들어 내비게이션과 연계해 도로 진행 방향에 따라 미리 헤드라이트로 그 방향을 비추는 것이 가능하다. 최대 100m 거리에 있는 사람이나 동물을 감지해 운전자에게 알려주는 똑똑한 기능도 갖췄다. 후미등은 반응 속도가 빠르고 가볍고 얇은 OLED를 이용해 다양한 표현이 가능하다.
‘커넥티드 드라이브’는 운전석은 물론 멀리서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통신 모듈을 이용한 최첨단 서비스다. 다양한 서비스와 응용 프로그램으로 정보를 얻고 다른 사람과 소통을 하는데 도움을 준다. BMW 커넥티드 드라이브 스토어는그 진화형. ‘My Connected Drive’ 사이트를 통해 각종 엔터테인먼트와 실시간 교통 정보 등의 앱을 차 안에서 구입해 사용할 수 있다.
6. 아우디, ‘차세대 MMI 시스템’
신형 아우디 Q7은 외형만큼이나 내부 인테리어도 확 바뀐다. TT에 이은 차세대 운전석 콕핏 구조는 TT에서도 채용된 미터 클러스터를 12.3인치 풀LCD 모니터로 바꿨다. 이로써 다양한 차량 정보 뿐 아니라 내비게이션 화면 등 모든 인포테인먼트를 NVIDIA T30 그래픽으로 렌더링 해 보여준다. 또한 멀티미디어 인터페이스(MMI)도 새롭게 바꿔 애플 카플레이와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를 모두 지원한다.
뒷좌석 승객을 위해 앞좌석 등받이에 분리 가능한 10.1 인치 태블릿, 아우디 태블릿이 함께 따라온다. 아우디 태블릿은 내비게이션을 포함해 다양한 인포테인먼트 조작이 가능하고 차량 내부에서 WIFI로 연결된다.
글 | 기어박스 김재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