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오토모빌] 기대를 추월한 매력, 재규어 F-페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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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허, 재규어의 SUV라….” 포르쉐와 벤틀리도 SUV를 만들고 람보르기니와 롤스로이스도 SUV를 만들려 하는 마당에, 재규어가 SUV를 만들었다고 어색해서 하는 말은 아니다. 누구보다 레이싱 전통을 자랑스러워하고 순수한 주행 쾌감을 추구하는 재규어라서, 지구에서 SUV를 가장 잘 만드는 랜드로버와 한 지붕 아래 있는 재규어라서, 과연 어떤 SUV를 만들었을지 기대되서 나온 말이다. 일단 결론부터 말하자면 딱 두 마디다. 만일 현재 팔고 있는 재규어 중 한 대만 고르라면 F-페이스를 고를 것이다. 하지만 현재 팔고 있는 SUV 중에 딱 한 대 고르라면, 나는 F-페이스를 고르진 않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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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늘씬한 몸매는 역대 재규어 중 최고 수준이다. 길고 낮게 뻗은 보닛과 상대적으로 앞쪽에 바싹 붙은 앞바퀴가 후륜구동차의 스포티한 비율을 떠올리게 한다. 전체 길이가 포르쉐 마칸이나 BMW X4 등 경쟁 모델에 비해 5~6cm 정도 길어 껑충하게 느껴지지도 않는다. 그러면서 트렁크 문짝 바로 앞 기둥인 D필러를 낮고 길며 여유롭게 뽑아 지루하지 않다. 전체적으로 늘씬하게 잘 빠졌다.

실상 얼굴은 다른 재규어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전형적인 재규어다. 하지만 눈동자가 뚜렷해 보이는 램프 대신 풀(Full) LED 헤드램프를 사용해 눈빛이 좀 더 날카롭게 느껴진다. 마치 목표물을 잔뜩 노려보고 있는 재규어처럼. 이 램프는 조향하는 쪽으로 빛의 방향을 15도까지 틀어주기도 한다.

리어램프의 라인은 F-타입에서 가져왔다. XE처럼 LED 모양만 흉내낸 게 아니다. 가늘고 길게 뻗은 그 모양을 거의 그대로 본떴다. 리어램프가 가늘어 뒷면이 허전할 것 같지만 아니다. 램프 아래로 둥글게 감싸는 라인을 접어 넣고 범퍼를 두툼하게 부풀려 심심하지 않게 채웠다.

실내는 XE와 거의 같다. 계기반과 컵홀더 덮개, 글로브 박스 위 금속 장식, 문짝 안쪽 구성 정도를 제외하면 똑같다. 재밌는 건 창문을 여는 버튼의 위치다. 사이드미러 바로 안쪽이다. 랜드로버의 SUV에서 보던 딱 그 위치다. 양쪽 문짝을 바닥까지 덮게 만들어 차에 오르내릴 때 바지가 더럽혀지지 않게 한 것도 아마 랜드로버의 흔적일 거다. 계기반은 12.3인치짜리 풀컬러 LCD 디스플레이다. 덕분에 디자인을 네 가지로 변경할 수 있다. 다이내믹과 에코 등 주행모드에 따라서도 테마가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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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한 모델은 30d 퍼스트 에디션이다. F-페이스에서 가장 비싼 모델로 30d S를 기반으로 제일 고급스럽게 꾸몄다. 그래선지 하얀색의 뽀얀 가죽이 무척 고급스럽게 느껴진다. 가죽에는 하운즈 투스 체크(Hound’s Tooth Check) 패턴이 들어갔다. 문 안쪽에도 같은 무늬의 금속 패널이 들어갔는데 산뜻했다. 고급스러우면서도 감각적이랄까?

운전석에 앉은 느낌은 SUV보다 세단에 좀 더 가까웠다. 의자 위치가 그리 높은 편이 아니다. 그러면서도 앞뒤 모두 적지 않은 공간을 확보했다. 2874mm나 되는 앞뒤바퀴 사이 거리(휠베이스) 덕분이다. 경쟁모델에 비해 약 6~7cm 정도 길다. 뒷좌석은 등받이 각도를 조절할 수 있다. 그것도 전동식으로. 간편하게 버튼만 누르면 된다. 다만 뒷좌석 시트를 4:2:4로 접는 건 수동식이다. 모두 접으면 508리터짜리 트렁크가 1598리터까지 늘어난다.

엔진은 V6 3.0리터 트윈터보 디젤이다. 최고 300마력, 최대 71.4kg·m를 발휘한다. 여기에 ZF제 8단 자동변속기가 조화를 이룬다. 최대토크는 엔진회전수 2000rpm에서 뿜어진다. 때문에 저속에서도 충분한 힘이 느껴진다. 하지만 바퀴가 구르기 시작하는 순간은 좀 무겁다. 알루미늄을 80%도 넘게 써서 만든 골격이지만 공차중량이 2070kg이나 나가서일까? 아니다. 과급기(터보차저)의 터빈이 돌기 전과 후의 차이가 순간적으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터빈을 두 개나 달아 출력 지연 현상(터보 래그(Turbo Lag)이 거의 없는데 출발하는 단 한 순간 아주 짧게 느껴진다.

가속은 시원하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에 도달하는데 불과 6.2초면 충분할 만큼 강하게 밀어준다. 엔진회전수를 4000rpm 부근으로 높이면 반응이 보다 예민해진다. 기어가 적절하게 유지되며 디젤 엔진 같지 않은 직접적인 반응을 끌어낸다. 재규어의 포효 같은 엔진음도 즐겁다. 디젤 엔진치고 꽤 가늘고 날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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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너에 들어갈 때 조향 반응도 날카롭다. 아무렇지 않게 고개를 획획 돌린다. 차체 강성도 굉장히 뛰어나다. 강골처럼 단단한 느낌은 아닌데 좀처럼 자세를 흩뜨리지 않는다. 다만 뒤쪽이 좀 가볍다. 시승 중 주로 눈이 쌓이거나 얼어붙은 길을 달려서일 수도 있다. 헌데 낯선 느낌은 아니다. XE와 거의 비슷한 기분이다. 강하게 틀면 앞쪽은 잘 버티는데 뒤쪽이 옆으로 슬쩍 밀린다. 물론 일상에서는 이런 기분을 느낄 일이 없긴 할 거다.

승차감은 좋다. 일상에서는 굉장히 부드럽고 세련됐다. 초당 최대 500번씩 주행상황을 파악해 스프링과 반대 방향으로 작용하는 댐퍼의 힘을 조절한다는데 솔직히 감각적으로 파악하긴 힘들다. 단지 덕분에 상황에 따라 적절한 승차감과 주행감을 제공할 걸로 짐작할 뿐이다.

랜드로버에서 도입한 험로 주파 능력은 정말 탐나는 부분이다. F-페이스를 끌고 직접 험로에 들어가진 못했지만 랜드로버를 끌고 험로 체험을 해본 적이 있어 짐작이 간다. 랜드로버에 들어갔던 전지형 프로그레스 컨트롤(ASPC)이 F-페이스에도 들어갔다. 전장부품도 랜드로버처럼 최대한 위쪽으로 몰아놔 52.5cm 깊이까지 도하할 수 있다. 땅바닥과 차바닥의 간격도 213mm나 된다. 시속 3.6~30km에서 작동하는 저속 크루즈컨트롤 기능도 갖췄다. 험로나 미끄러운 길에서 최대한의 접지력을 확보하며 운행할 수 있도록 돕는 기능이다.

하나 둘씩 따져보니 F-페이스는 재규어의 스포츠 감성과 랜드로버의 험로 주파능력, SUV의 실용성을 모두 갖춘 모델이란 결론이 내려진다. 물론 동급 경쟁 모델에 비해 모든 면에서 월등하다는 건 아니다. 대부분 상위권이란 얘기다. 그리고 스스로의 가치를 충분히 증명하고 있다는 뜻이다. F-페이스는 국내에 여섯 가지 세부 모델로 출시됐다. 엔진은 2.0리터 인제니움 터보 디젤, V6 3.0리터 트윈 터보 디젤, V6 3.0리터 슈퍼차저 가솔린으로 꾸려졌다. 가격은 7260만원부터 1억640만원까지다.

 

출처: http://www.carmedia.co.kr/rtd/453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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