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다루는 우고 론디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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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다루는 우고 론디노네

우고 론디노네(Ugo Rondinone)는 1964년 스위스 브루넨 출생으로 현재 뉴욕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 탁월한 감각으로 다양한 매체를 활용하여 감성적인 동시에 철학적인 설치 작품으로 주목을 받으며 현재 세계 현대미술을 주도하는 작가 중 한 명이다.

그는 바람, 하늘, 해, 구름, 돌, 흙, 무지개 등 모든 자연의 소재에서 영감을 받는다. 그러나 그의 작품에는 결코 자연적이지 않은 화려한 색감으로 시각을 사로잡는다. 지난 40여 년간 보는 이로 하여금 새로운 감각을 느끼게 하고, 그들을 둘러싼 자연의 공명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도록 이끄는 강렬한 시각 작품을 만들어 왔다.

나는 마치 일기를 쓰듯 살아있는 우주를 기록한다. 지금 내가 느끼는 이 계절, 하루, 시간, 풀잎 소리, 파도 소리, 일몰, 하루의 끝, 그리고 고요함까지.” – 우고 론디노네

대표적으로 ‘Seven Magic Mountains’는 대규모 인스톨레이션 작품으로 2016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근교에 위치한 사막 지대에 설치되었다. 높이 약 9m(30ft)의 일곱 개의 표현적이고 다채로운 돌 탑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돌 탑들은 각기 다른 색상의 큰 돌을 쌓아 올려 만들어졌다.

작품에서 가장 돋보이는 것은 바로 화려한 형광색의 사용과 이들의 보색 대비 효과이다. 사막의 황량한 배경과 대조를 이루는 화려한 조형물로써 눈길을 이끌었다. 형광, 빨강, 노랑, 파랑, 초록 등 서로 겹치지 않는 보색 대비를 통해 각기 다른 형태와 그 개성이 강조되었으며, 그의 특유의 팝아트적 색감의 영향으로 어딘가 모르게 경쾌한 느낌을 발산한다.

이 작품은 자연과 인간의 상호작용, 문화와 환경의 대비 등에 대한 주제를 담고 있다. 돌 탑의 세련된 형태와 색채는 현실 세계의 일상적인 경험을 초월하는 신비한 분위기를 조성하여 관람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며 현대 예술의 역사에 있어서도 중요한 작품 중 하나로 평가되고 있다.

‘Seven Magic Mountains’는 관광 명소로서 라스베이거스를 방문하는 이들에게 많은 인기를 이끌었으며, BTS의 RM이 이곳에서 촬영한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려 화제가 되기도 했었다.

< white blue nun (2020) 라싸 GC 전경 >

또한 대규모 청동 조각 연작 중 하나인 ‘nuns and monks by the sea(바다의 수녀와 수도승들)’는 하나의 돌 위에 다른 색상의 작은 머리를 올려 마치 사람의 형상을 떠올리게 한다.

거칠게 깎인 작품 표면은 풍성한 옷자락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본래 작은 크기의 석회암 모형으로 제작되었던 작품을 작가가 스캔하고 확대하여 청동 주물로 재탄생 시켰다. 그러면서도 ‘수도승’이란 타이틀이 대변하듯 성스러움과 엄숙함의 분위기를 동시에 품고 있다.

그는 이 시리즈 작품을 통해 내면 세계와 외부 자연 사이의 이중적 성찰을 이어나간다. 한 사람이 바라보는 외부 세계가 그의 내적 자아와 분리될 수 없듯이, 여러 층위의 의미들이 서로 가깝고 먼 곳에서 진동하며 작품을 바라보는 이에게 순수한 색채와 형태, 규모에 완전히 몰입되는 감각적 경험과 더불어 동시대적 숭고함을 선사한다.

5개의 작품 중 하나인 ‘white blue nun(2020)’은 현재 경기도 포천에 위치한 라싸 GC에 전시되어 있다.

나는 본다는 것이 어떤 느낌이고 어떤 의미인지, 그리고 물리적인 현상인지 혹은 형이상학적인 현상인지에 대한 조각을 만든다.” – 우고 론디노네

< windows Portfolio (2015) KCC오토그룹 염창동 본사 >

또한 석판화 기법으로 제작된 ‘Windows Portfolio’ 시리즈는 4가지 다른 색상으로 각각 36개의 에디션으로 제작되었다. 다양한 컬러 변주와 실제 창문 사이즈와 비슷하게 제작되었다. 이 작품은 현재 KCC오토그룹 염창동 본사에 전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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